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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까막눈 벗은 할머니들, 50년 늦은 수학여행

등록 2013-04-16 21:48

대구내일초 성인문해 과정 83명
교육청 지원받아 부산~경주 2일
환갑을 넘긴 나이에 생애 처음 초등학교 수학여행을 떠나는 할머니들이 있다.

대구 내일학교 초등학교 성인문해 과정에 다니는 할머니 졸업반 학생 83명은 17일 오전 대구시교육청 앞마당에서 수학여행을 출발해 버스 편으로 부산 아쿠아리움에 들렀다가 경북 포항에 있는 대구교육해양수련원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이어 이튿날 경주 불국사, 대릉원, 천마총, 반월성 등을 둘러보고 돌아올 예정이다. 지난해 9월에 입학해 오는 9월에 졸업하는 이들의 평균 나이는 66살이다.

졸업반은 모두 113명이지만 이 중 30명은 무릎이 아프고, 몸이 불편한 남편을 챙기거나, 손자를 돌봐야 하는 등의 이유로 아쉽게도 수학여행을 함께 떠나지 못한다. 대구시교육청 체육보건과 이인숙씨는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수학여행을 가지 못하는 할머니도 더러 계신다”며 안타까워했다.

지난해까지 졸업생들은 수학여행 대신 소풍을 떠났지만 이번 졸업반은 설문조사를 통해 수학여행 추진 여부와 행선지를 정했다. 학생들은 수학여행에서 그동안 수업시간에 배운 해양생물을 구경하고 불국사의 건립 배경과 석가탑의 유래 등 신라의 역사를 직접 보고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들을 위해 버스를 지원하고, 각종 시설 입장료, 교육해양수련원 숙식을 제공하기로 했다.

장순자(69)씨는 “우리가 수학여행을 간다니 덤으로 인생을 사는 것처럼 그렇게 즐겁고 행복할 수가 없다”고 기뻐했다.

할머니 학생들을 인솔하는 교사 이경채(51)씨는 “할머니들이 졸업여행을 가기 위해 두달 동안 준비를 했다. 너무 즐거워하시고, 여행 날짜가 다가오면서 기뻐 잠을 자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 때늦은 수학여행이지만 좋은 경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 내일학교 초등학교 성인문해 과정은 2011년 대구 명덕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데 이어 2012년 성서초등, 금포초등 등 2곳에서 차례로 문을 열었다. 보통 오전 9시부터 수업을 시작해 하루 2시간, 1주일에 3일 동안 공부를 한다. 학교 3곳에 교사 7명이 배치돼 있고, 입학생들은 1년 만에 졸업을 한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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