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 지부장(오른쪽)이 지난 17일 경남도청 별관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왼쪽은 강수동 민주노총 진주지부장. 창원/정용일 <한겨레21> 기자 yongil@hani.co.kr
삭발도 단식도 했지만 소용없어
도민들에 도움 청하려 철탑 올라
폐업 중단 성과없인 안내려갈 것
도민들에 도움 청하려 철탑 올라
폐업 중단 성과없인 안내려갈 것
“노동조합은 적이 아니라 함께 가는 동반자이다. 노조원들도 경남도민이다.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겠다고 하면서 왜 우리와 만나려 하지 않는가?”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에 맞서 고공농성중인 박석용(44·사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이 22일, 폐업을 강행하는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대화를 촉구했다. 박 지부장은 진주의료원 지키기 진주시민대책위원회 강수동(46) 대표와 함께 경남도청 별관 5층 옥상 위 통신철탑에 올라가 이날로 1주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박 지부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경남도의회 여야 대표들이 지난 18일 이끌어낸 잠정 합의안을 홍 지사가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여야 대표 간 잠정 합의안을 받아들여, 진주의료원 노사에 해결 방안을 찾을 시간 여유를 줘야 한다. 홍 지사는 독단적 태도를 버리고, 노사 대화가 진행될 동안 폐업 방침을 중지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노조도 병원 정상화를 위해 희생을 각오하겠다”고 말했다.
철탑 고공농성을 하는 이유를 묻자 박 지부장은 “경남도민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청하기 위한 마지막 방법이었다. 삭발도 하고 단식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대답했다. 노조 간부로 일하기 전엔 평범한 의료원 직원이었던 박 지부장은 “하지만 일주일째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대로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는 박 지부장과 강 대표, 그리고 이들의 고공농성을 도운 이들까지 8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박 지부장 등 고공농성자 2명은 통신탑을 둘러싼 타원 모양의 발판 폭 1m인 작업대에서 지낸다. 아침 7시30분께 일어나 무릎운동 등을 하거나 서로 이야기하다 밤 10시30분께 잠들기까지 되도록 규칙적으로 지낸다. 음식 등을 조합원들이 보내주면, 경남도 청원경찰이 내용물을 확인한 뒤 끈으로 연결된 바구니에 담아 올려보낸다.
진주의료원에는 이날 입원 환자 9명이 남아 있다. 경남도는 공중보건의(치과) 1명을 보건소로 발령해 공중보건의 2명만 남았다. 보건복지부의 긴급 요청에 따라 경남도는 경상대병원 의사 2명에게 진주의료원 입원 환자들을 매일 한 차례 회진하도록 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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