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현대차 ‘산재 유족’ 우선채용 단체협약 무효 판결

등록 2013-05-16 11:47

울산지법 “사실상 일자리 물려주는 결과”
노동조합 조합원이 업무상 사망하거나 장해로 퇴직했을 때 그의 자녀나 배우자를 특별채용하도록 한 현대자동차 노사의 단체협약 규정에 대해 법원이 무효 판결을 내렸다.

울산지법 민사3부(재판장 도진기)는 최근 현대자동차에서 정년퇴직한 뒤 폐암으로 숨진 황아무개씨 유족들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고용의무이행 등 청구소송 선고공판에서 단체협약에 따른 유족 보상과 장의비 청구는 인정했으나 우선채용 청구는 기각했다고 16일 밝혔다. 황씨 유족들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황씨의 폐암이 업무상 질병이라는 판정을 받아 현대차에 우선채용과 보상 등을 요구했으나 거부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유족의 채용을 단체협약을 통해 제도화하는 방식은 사실상 일자리를 물려주는 결과를 낳아 우리사회의 정의관념에 배치되며 다수의 취업희망자를 좌절케 한다. 줄어든 일자리 하나가 구직자 일반을 좌절시킨다면 당사자가 합의했다고 하여 사적 자치의 문제로만 그칠 수 없다. 근로는 보호되어야 하지만 대를 이어 일자리를 보장하는 방식은 안된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단체협약 규정(96조)에는 업무상 사망한 조합원의 유족을 결격사유가 없는 한 업무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고용하도록 돼 있다.

이 규정에 대해 재판부는 “사용자의 인사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내용으로, 단체협약으로 규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무효”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황씨 유족이 청구한 유족보상 등에 대해선 “단체협약에 조합원이 업무상 사망했을 경우 보상하도록 규정한 조항을 재직중 사망한 경우로 한정해 해석할 합리적 근거가 없다”며 현대차에 대해 황씨의 부인에게 2400만원, 아들·딸 등에게 각각 16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숨진 황씨는 1979년 3월 현대차 울산공장에 입사해 단조부에서 열처리 업무 등을 하다가 2009년 12월말 정년퇴직한 뒤 2011년 3월 폐암으로 숨졌다. 이에 유족들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황씨의 폐암이 업무상 질병이라는 판정을 받아 현대차에 단체협약에 따른 우선채용과 보상 등을 요구했으나 현대차 쪽은 “황씨가 사망할 당시 조합원이 아니기 때문에 단체협약 적용 대상자가 아니다”라며 거부했다.

현대차 노사는 2009년 12월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회사는 조합원이 업무상 사망하거나 6급 이상의 장애로 퇴직할 때 직계가족 또는 배우자 중 1인에 대해 결격사유가 없는 한 요청일로부터 6개월 이내 특별채용하도록 한다”고 합의해 ‘고용세습’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우선채용을 규정한 단체협약 규정은 산업재해로 숨지거나 퇴직한 조합원 가족에 대한 생계대책이나 보상을 위한 규정으로 대상자도 몇명 안되고 대를 이은 고용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박 대통령 “한길 사람 속 모른다더니…” 윤창중에 인간적 배신감 토로
원세훈, 박원순 당선을 종북세력과 연결지어 해석
정형외과 의사의 ‘시건방춤’ 예찬
배상면주 대리점주가 밝힌 밀어내기 실태 보니…
이은성 “서태지, 뜻밖의 소탈한 매력에 푹~”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