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굴착기 등에 맨몸 저항
사흘만에 부상 12명으로 늘어
“협의체 만들어 대안 모색해야”
사흘만에 부상 12명으로 늘어
“협의체 만들어 대안 모색해야”
경남 밀양시 송전탑 공사 재개 사흘째인 22일 한전은 새벽부터 단장·상동·부북면 등 3개 면, 4개 마을, 6곳에서 공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또다시 주민 6명이 한전 직원, 경찰 등과 실랑이를 벌이다 실신하는 등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에 따라 사흘간 부상자는 12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오후 2시께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위양마을 127번 송전탑 현장에서는 한전이 헬리콥터로 자재 수송을 시도했다. 주민들은 이를 막기 위해 현장에 쌓아둔 자재에 몸을 묶고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과 한전 직원들 간 격렬한 몸싸움이 일어나 권영길(76) 위양마을 이장과 정아무개(73·여)·박아무개(78·여)·석아무개(86·여)씨 등 주민 4명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대부분 70~80대 노인인 주민들은 한전 직원과 경찰을 저지할 수 없자 일부 할머니들은 옷을 벗고 알몸시위를 벌였고, 김아무개(82)씨는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이날 몸싸움은 오후 3시30분께 한전 직원과 경찰이 모두 철수하고서야 끝났다.
이에 앞서 이날 새벽 3시50분께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바드리마을 백마산 꼭대기 부근 88번 송전탑 건설 현장에서 한전은 굴착기 등을 이용해 터닦기 공사를 시도했다. 주민들은 공사를 막기 위해 굴착기 아래로 들어가 밧줄로 굴착기와 몸을 묶는 방법으로 저항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한전 직원으로부터 커터칼을 건네받아 밧줄을 끊은 뒤 주민들을 끌어냈고, 이 과정에 주민 손아무개(62·여)씨와 박아무개(60·여)씨 등 2명이 굴착기에 머리 등을 부딪히면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헬리콥터로 병원에 이송됐다.
이계삼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한전과 경찰이 주민들에게 폭력을 서슴지 않고 행사하며, 특히 취재진이 없을 때를 골라 더욱 심하게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주민 대부분이 자기 몸도 가누기 힘든 노인들인데, 이러다 큰일이 일어날까 걱정이다. 한전은 공사를 중지하고, 찬반 양쪽 전문가 6명으로 이뤄진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지중화 등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밀양 765㎸ 송전탑 백지화 및 공사 중단을 위한 경남 공동대책위원회’도 “아무리 국책사업이라 하더라도 국민에게 폭력과 폭압을 행사하면서 강행할 수는 없다. 한전은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대화로 문제를 풀 것을 약속하고, 경찰은 공사 현장에서 즉각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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