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역 주변에서 40대 노숙인이 염산에 의한 ‘묻지마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에서 이 노숙인은 자신이 가끔 들르는 고시텔 방안에서 본인 실수로 불을 내 화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2일 오전 8시5분께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수원역 인근 노숙인 쉼터에 김아무개(40)씨가 화상을 입은 채 찾아왔다. 김씨를 알고 지내던 쉼터 관리인은 119에 신고해, 김씨를 병원으로 옮겼다.김씨는 당시 얼굴과 가슴, 팔, 다리 등 전신에 2도가량의 화상을 입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에게 “수원역 앞에 누워있는데 누군가 얼굴에 무언가(염산)를 뿌리고 달아나 화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에 구급대원은 보고서에 ‘강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됨’이라 기록하고 수원서부경찰서에 염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상환자를 이송했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묻지마’식 염산 테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오전 9시께 병원에 도착했지만, 김씨는 응급치료후 병원을 빠져나간 뒤였다. 김씨가 이날 오후 3시33분께 다시 노숙인 쉼터에오자 관리인이 119에 신고하면서 소재가 파악됐다.
경찰 수사결과 김씨는 이날 오전 7시15분께 가끔 머물던 고시텔 방안에서 실수로 불을 내 화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고시텔 폐회로텔레비전(CCTV) 녹화화면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파악했다.
한편, 이날 소동은 고시텔 주인이 화재를 자체 진화해 화재사실이 소방서에 신고되지 않은데다, 김씨가 “누군가가 무언가(염산)를 뿌려서 다쳤다. 폭행당했다”며 횡설수설하는 바람에 빚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죽인다”는 남편과 ‘협의’하라니…아내는 이혼소송중 살해됐다
■ 나는 어쩌다 일베를 사랑할 ‘뻔’했나
■ 이대호 응원가, 일본에선 ‘강남스타일’
■ [단독] 이재현 CJ 회장 비자금 500억 두자녀에 증여 포착
■ [화보] 노무현 전 대통령 4주기 추모 발길 이어져
■ “죽인다”는 남편과 ‘협의’하라니…아내는 이혼소송중 살해됐다
■ 나는 어쩌다 일베를 사랑할 ‘뻔’했나
■ 이대호 응원가, 일본에선 ‘강남스타일’
■ [단독] 이재현 CJ 회장 비자금 500억 두자녀에 증여 포착
■ [화보] 노무현 전 대통령 4주기 추모 발길 이어져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