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구 남포동에서 1972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남포수제비 1972’가 지난 17일 롯데백화점 광복점 지하 1층 식품관에 문을 열었다. 롯데백화점 제공
지역 식당 설득 식품관 입점
음식점·백화점 손님 서로 끌어
점주들 “지역상권 확대” 환영
음식점·백화점 손님 서로 끌어
점주들 “지역상권 확대” 환영
부산 중구 남포동의 ‘남포수제비 1972’는 1972년부터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깔끔하고 시원한 멸치육수에 손으로 직접 만든 밀가루 반죽을 얇게 떠서 빚은 수제비를 40년 동안 팔고 있다. 쫄깃한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부산에서만 5곳에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남포수제비 1972’는 지난 17일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 지하 1층 식품관에 6호점을 열었다. 지역 유명 맛집이 경쟁을 벌이던 유명 백화점에 입점한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2009년 12월 광복점에 지역의 맛집을 처음 입점시켰다. 지역 맛집의 단골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는 것과 함께 전국을 무대로 삼는 유명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과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 맛집의 영업을 도울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롯데백화점에 입점할 맛집은 백화점 본점 직원들이 매주 1~2차례 부산에 상주하면서 블로그와 언론에 알려진 식당과 숨어 있는 맛집을 직접 방문해 맛을 보고 위생 청결상태 등을 꼼꼼히 점검한 뒤 결정한다. 이어 발굴한 지역 맛집을 입점시키기 위해 지역 맛집의 업주를 찾아가 설득한다. 보통 유명 백화점에 입점을 하려고 연줄을 대거나 부탁을 하는 것과 거꾸로다.
임태춘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팀장은 “지역 맛집은 일정한 단골이 있기 때문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다. 지역 음식이 서울은 물론 롯데백화점과 함께 국외로 나가야 한다고 설득한다”고 말했다.
이런 방법으로 3년5개월 동안 부산의 롯데백화점 4곳 가운데 3곳에 ‘남포수제비 1972’ 등 10곳이 입점했다. 광복점에만 8개 지역 맛집이 영업을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지역 맛집들은 지역 상권 확대와 전국 브랜드로 도약할 기회라며 반기고 있다. 광복점 식품관에 올해 1월 입점한 ‘해운대 기와집 대구탕’의 조성례 사장은 “해운대에서 장사를 하다가 롯데백화점에 2호점을 냈는데 유동고객이 많아서 매출에 도움이 된다. 유명 백화점에 입점하기가 쉽지 않은데 롯데백화점이 향토 음식점을 입점시키려는 정책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쪽은 지역 맛집의 식품관 입점 비율을 더 늘릴 방침이다. 지역 맛집에 대한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 이경길 롯데백화점 영업2본부 홍보팀장은 “이미 입점한 지역 맛집들이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다. 유명 백화점과 경쟁력 있는 지역 음식점이 상생하는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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