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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전북 진안, 폭우에 집 잃은 부부의 한숨…

등록 2005-08-22 17:56수정 2005-08-22 17:57

지난 2~3일 집중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전북 진안군에 경기도 파주 자원봉사단체협의회 회원들이 찾아와 인삼밭에서 복구를 돕고 있다. 진안군 제공
지난 2~3일 집중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전북 진안군에 경기도 파주 자원봉사단체협의회 회원들이 찾아와 인삼밭에서 복구를 돕고 있다. 진안군 제공
비닐하우스서 생활…“자원봉사자에 감사”
진안군 “농작물피해 합하면 1천억원 넘어”

“이제 비만 오면 놀랍니다. 한평생을 살아오면서 이번처럼 비를 한꺼번에 쏟아붓는 물난리는 처음이니까요.”

수해가 난 지 보름이 넘은 지난 19일 오후 3시께 전북 진안군 진안읍 죽산리 어은마을 최정팔(61)·김영자(58)씨 부부는 때마침 비가 내리자 하던 일을 잠시 멈췄다. 이들 부부는 지난 2~3일에 쏟아진 폭우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표정이 금방 어두워졌다.

마을 들머리에 있는 다리가 끊기고 도로가 유실됐으며 전봇대가 비스듬히 쓰러진 풍경이 당시의 처절함을 보여줬다.

집을 잃은 이들 부부는 지금 비닐하우스에서 가재도구를 모아놓고 살고 있다. 주위에서는 마을회관을 이용하라고 했지만, 옹색해도 자기집이 편하다고 했다. 도시에 나가 있는 자식들이 주말마다 내려와 농삿일 등을 도와주고 간다.

남편 최씨는 “(비가 시간당 68㎜ 내렸기 때문에) 아마 낮이 아니라 밤이었으면 우리는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빨래 등을 도와준 자원봉사자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최씨는 “간이상수도가 복구되기는 했으나, 비만 오면 다시 시커멓게 변해 불편이 크다”고 호소했다.

아내 김씨는 “뱀이 비닐하우스로 들어올까봐 무섭다”며 “집을 짓는 동안 지낼 콘테이너 박스를 빨리 들여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안군은 22일 “이번 비로 864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전북에서 가장 많은 재산피해를 기록했다. 농작물 피해까지 감안하면 액수는 1천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인명피해는 사망 2명, 부상 5명으로 이재민은 223가구, 568명이 발생했다.


임수진 진안군수는 지난 9일 수해현장에서 회갑을 맞았다. 임 군수는 “인생은 육십부터라는데 주민들의 피해복구 현장에서 새 인생을 시작해 느낌이 남다르다”며 “ 피해보상과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진안/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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