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갈등’ 주역에 고대 출신 포진
민주동우회 차원서 정상화 요구
노동자들과 식사하며 지지 뜻 전달
민주동우회 차원서 정상화 요구
노동자들과 식사하며 지지 뜻 전달
경남도가 폐업시킨 진주의료원에서 6일 ‘고대인의 날’ 행사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고려대학교 민주동우회는 이날 “지금이라도 노조와 대화를 통해 진주의료원 정상화 방안을 찾아줄 것을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집행부는 이날로 농성 100일째를 맞은 진주의료원 노동자 등과 식사하며 연대와 지지의 뜻을 전달했다. 지난 3일부터 사흘 동안 회원 30여명이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위해 하루 한 끼씩 굶으며 모은 성금을 노조에 전달했다.
고려대 졸업생들이 모교와 직접적 관계가 없는 사안에 나선 것은, 이번 진주의료원 폐업 갈등에 고려대 출신 인사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진주의료원 폐업을 주도해 이번 사태의 ‘처음이자 끝’인 홍준표 경남지사(법학 72학번)가 고려대 출신이다. 폐업을 현장에서 지휘한 윤성혜 경남도 복지보건국장(정치외교 87학번)도 고려대를 나왔다.
반대로 폐업을 막으려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는 유지현 위원장(간호 86학번)과 나영명 정책실장(국어국문 82학번), 이주호 전략기획단장(사회 82학번)이 고려대 출신이다. 경남도의회에서 진주의료원 법인 해산 조례안 처리를 막았던 야권 경남도의원 원내교섭단체인 민주개혁연대의 석영철 공동대표(심리 82학번), 보건의료노조 등에 법률 자문을 하는 박훈 변호사(법학 86학번)도 마찬가지다.
박선오 고려대 민주동우회 회장(사회 77학번)은 “적자와 ‘강성 노조’라는 두 마디 말로 진실을 덮으려는 홍 지사의 태도는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허인회 부회장(정치외교 82학번)도 “홍 지사가 진주의료원을 매각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공공의료기관을 민간에 팔아서 민영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오늘로 농성 100일째를 맞았다. 진주의료원 재개원과 정상화 방침을 발표할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고려대 민주동우회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계기로 기존 동문회인 ‘고려대 교우회’와 별도로, 모교 발전과 민주화·통일에 이바지하자며 설립된 동문회로, 고려대 졸업생 2000여명이 가입해 있다.
이날 행사에 홍 지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제껏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을 공식적으론 단 한 차례도 방문한 적이 없다.
진주/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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