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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도심속 산골’ 대구 두봉마을 막개발 몸살

등록 2013-06-06 21:10

수성구서 새건물 7~8채 허가
“공사차 들락…뒷산 파헤치고
소음에 먼지까지 흩날려
도저히 살 수가 없다”
“공사 차량이 쉴새없이 들락날락하며 마을 뒷산을 파헤치고, 소음에다 먼지까지 흩날려 도저히 사람이 살 수가 없습니다. ”

도심 속 산골마을인 대구 수성구 만촌동 두봉마을이 막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6일 “자그마한 마을에 수성구에서 최근 새 건물 7~8채를 짓도록 허가해줘 공사소음과 먼지에 시달리고 막개발로 인해 마을이 망가지고 있다”며 수성구에 건축물의 허가를 즉각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두봉마을은 대구에서도 부유층들이 모여 사는 수성구 만촌동 수성대학교 뒤편에 자리잡은 산골마을이다. 지하철이 다니는 대로변인 만촌네거리에서 1㎞ 남짓 떨어진 이 마을은 산에 둘러싸여 자연환경이 온전히 보존돼 있다. 280여가구 주민이 옹기종기 모여 살며 텃밭을 가꾸고 아침마다 새소리에 잠을 깬다. 이 마을은 태초에 세상이 모두 물에 잠겨 산봉우리에 두루미 한 마리가 앉을 정도만 남았다고 해서 ‘두리봉’으로 불렸다가 ‘두봉골’로 변했다는 전설이 전해져온다.

조용하고 살기 좋은 이 마을에 지난해 7월부터 건축물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4층짜리 연립주택 16채를 짓는 공사를 시작으로 4층 다가구주택, 연립주택 등 현재 건물 5채를 짓는 중이다. 또 1000여㎡ 터에 유치원이 이미 허가를 받아 곧 건축에 들어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으며, 다가구주택 2채도 현재 허가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마을 진입로 폭이 겨우 4m 남짓해 오고 가는 차량 2대가 비켜가기 어려울 정도로 좁다. 주민들은 현재 신축중인 건물들이 모두 완공되면 마을 인구가 크게 늘면서 지하철이 다니는 큰길로 통하는 유일한 마을 진입로가 붐벼 교통대란이 일어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 마을에서 42년 동안 살아온 김재연(72)씨는 “길을 터놓고 건축허가를 내줘야 할 것 아니냐”며 하소연했다. 3년 전에 경북 영천에서 이사온 이규태(54)씨는 “진입로가 너무 좁아 출퇴근 때는 1㎞ 남짓한 거리가 승용차로 30여분 이상 걸린다. 새 건축물마저 들어서면 교통대란이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고 털어놨다.

마을 주민들은 최근 대책위원회를 꾸려 대구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주민을 무시하고 건축허가를 남발한 수성구에 강력히 대처하기로 뜻을 모았다. 임병학(54) 대책위원장은 “교통대란과 함께 마을 주민들이 날마다 아침저녁에 오르내리는 마을 뒷산을 깎아 건축물을 짓는 막개발 문제가 심각하다. 마을이 망가지는 것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주민들이 나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성구는 “이미 허가가 난 건축물에 대해서는 규제방법이 없고, 새로 짓는 건축물은 마을 주민과 건축주가 참여하는 민원배심제에서 심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진훈 구청장은 “두봉마을 주민들이 걱정하는 마을 도로는 내년말까지 사업비 30억원을 마련해 해결하겠다. 현재의 도로 외에 마을 왼쪽편으로 길을 내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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