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공원 유파크 사업, 뇌물·향응 ‘복마전’

공사업체서 금품·골프접대 받아
평가위원 선정에 불법 개입한
공무원 2명 입건…업체 11명도

100여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예정인 옛 미군 하얄리아 부대 터 부산시민공원 담당 공무원들이 업체들로부터 금품과 골프 접대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얄리아 부대 터 부산시민공원은 일제 강점기 때 경마장과 군수품 보급기지에 이어 1950년 한국전쟁 때부터 주한미군 부산사령부로 사용됐다가 2010년 부산시에 반환됐다. 시는 올해 12월까지 6679억원을 들여 나무 93종 50만여그루를 심고, 127종의 휴식·놀이시설 등을 갖춘 시민공원을 완공할 예정이다.

부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11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부산시민공원 첨단 전산관리시스템(유파크) 담당자인 부산시 7급 공무원 정아무개(41)씨를 구속하고 전 부산시민공원 추진단장 최아무개(4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공사 수주 브로커 방아무개(47)씨와 방씨를 통해 정씨한테 금품과 향응을 건넨 정보통신업체 대표 등 11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는 지난해 7~9월 룸살롱 등에서 52억원 규모의 유파크 공사를 따내려는 컨소시엄 7곳 가운데 3곳으로부터 현금 1300만원과 300만원어치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유파크 공사를 따내려는 컨소시엄 2곳의 하청업체들과 토목·오염정화 공사업체들로부터 2011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8차례에 걸쳐 400만원어치의 골프 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쌍용정보통신 컨소시엄 등 컨소시엄 3곳으로부터 추천받은 200명의 평가위원 모집단 가운데 27명을 뽑으면서 금품을 제공한 컨소시엄 3곳이 추천한 인물을 포함시켰다. 정씨는 또 27명의 평가위원을 대상으로 컨소시엄 관계자들이 추첨해 뽑은 최종 평가위원 9명 가운데 2명을 빼고 금품을 제공한 컨소시엄들이 지목한 인물들로 바꿨다. 정씨는 최종 평가위원 9명의 이름 등을 브로커 방씨를 통해 쌍용정보통신 컨소시엄 등에 넘겼다. 쌍용정보통신 컨소시엄은 지난해 10월 2위를 차지한 컨소시엄을 0.7점 차이로 제치고 유파크 공사를 수주했다.

류삼영 부산경찰청 수사2계장은 “시의 규칙에는 인터넷 공모를 통해 평가위원 모집단을 선정하도록 돼 있으나 시가 이를 따르지 않았다.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법원의 확정 판결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불법을 저지른 업체와 계약을 해지하면 소송이 제기될 수 있는데다 현재 공정률이 40%여서 계약 해지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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