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자들이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에 있는 푸른바이크쉐어링 마을영업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이용하고 있다. 푸른바이크쉐어링 제공
자전거 공유 ‘푸른바이크쉐어링’
바이크셰어링(자전거 공동 이용)도 등장했다. 제주시 제주대학교 앞 ㈜푸른바이크쉐어링이 여행자들을 위해 개발한 이른바 자전거 공유 시스템이 그것이다. 여행 일정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예약한 시간과 장소에서 자전거를 인수하고 원하는 장소에 반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형찬(39) 대표는 국내에 카셰어링이 본격화하기 전인 2011년부터 ‘공유 자전거’ 개념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제주도를 자전거로 한바퀴 돌 목적이 아니라면 2시간 이상 자전거를 이용하는 여행자들은 별로 없어요. 올레길을 걷다가도 싫증나면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2011년 11월 창업 땐 렌터카 이용객들에게 접이식 자전거를 대여했다. 하지만 빌리는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았고 운송 과정에서 고장이 생기는 문제점도 있었다.
좋은 길, 아름다운 길이 있는 곳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찾다가 ‘마을영업소’를 떠올렸다. 마을에 자전거를 두고 여행자들이 자전거를 이용하다가 정해진 영업소에 반납하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3월 제주도의 예비 사회적기업에 선정되자 곧이어 5개 마을에 자전거 스테이션(마을영업소)을 차렸다. 마을의 반응도 좋았다. ‘영업소장’은 동네 어르신들을 모셨다. 4대 보험을 적용하고 하루 8시간, 주 40시간 근무를 지킨다. 마을에선 유휴지나 어촌계 건물 등을 무료로 빌려줘 영업장을 만들었다.
지난해 시범 운영한 5개 영업소가 호응을 얻었다. 20대 청년들의 전유물처럼 여겼던 자전거 여행에 40~50대 가족 단위 여행자들도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하지만 자전거 반납 거리가 영업소당 40여㎞나 됐다. 제주도 해안선을 따라 줄지어 있는 게스트하우스나 카페 등과 업무제휴를 맺고 자전거 스테이션을 26곳으로 늘렸다. 스테이션간 거리가 10~15㎞로 줄었고 2시간 남짓 자전거 타기에 알맞게 됐다. 지난달에는 한화그룹의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 사업에도 선정됐다. 김 대표는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도 자전거 스테이션이 있으면 손님이 더 늘 수 있어 서로 ‘윈윈’하는 셈”이라며 웃었다. 마을 주민들과 게스트하우스, 카페가 ‘자전거’로 연결된 이 업체의 실험이 주목되는 이유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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