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가 논란이 된 의원실 개별 냉난방기 설치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대신 일부만 삭감한 채 냉방기로 대체하기로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전북도의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14일 임시회를 열고, 애초 의원실 냉난방기 설치 예산 1억5000만원에서 5560만원을 삭감해 냉방기 설치 예산 9440만원만을 의결했다. 앞서 지난 11일 의장단 간담회에서는 각 의원실(32대)과 상임위원장실(7대)에 모두 39대 냉난방기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도의회는 현재 의장, 부의장, 원내대표 사무실과 각 상임위 회의실 등에 12대의 냉방기가 있고, 각 의원 사무실에는 냉방기가 없다.
일부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자 도의회는 최진호 의장이 나서 냉난방기 예선 1억5000만원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의 중앙집중식 냉난방시스템 보다 개별 냉방이 오히려 절전에 효율적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도의회가 범국민 에너지 절약운동에 역행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시민 서상섭(49)씨는 “올여름 사상 최악의 전력난 해결을 위해 에너지 절약운동을 전개하는 가운데 유독 도의원들이 개별 냉방기를 들여놓으려 하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도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현 중앙집중식 냉난방시스템은 비회기 기간 동안에도 의원실이 있는 4층을 가동해야해 비효율적이다. 1억원 미만의 초기 구입비가 들어가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효율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도의회는 19일 예산결산특위에서 이를 다시 논의한 뒤 25일 본회의에서 최종 결정한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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