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개발공사 감사보고에서
“도 지시 안받지만 심리적 부담”
의원들 ‘솜방망이 처분’ 호된 질타
“도 지시 안받지만 심리적 부담”
의원들 ‘솜방망이 처분’ 호된 질타
최근 제주개발공사에 대한 제주도 감사위원회의 감사처분 결과에 대해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내부 직원조차도 감사위의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17일 제주도 감사위원회를 상대로 ‘2012년도 개발공사에 대한 종합감사결과 보고의 건’을 다루는 과정에서 고종석 감사위 감사심의팀장은 “개발공사 감사와 관련해 직원들이 공정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했다”면서도 “감사위가 전문성과 독립성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감사원에서 파견된 고 팀장은 “감사위가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 직원들이 전문성을 갖추고, 감사위원장이 소속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이 확보돼야 직원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직원들도 2~3년 근무하다 (제주도) 본청으로 돌아가버려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 팀장은 “직원들은 (제주도로부터) 직접적인 지시는 받지 않지만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외부에서 볼 때도 오해가 발생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감사직렬을 신설해 장기적으로 감사위에 근무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도 감사위의 감사결과 보고와 관련해 도의원들은 일제히 개발공사에 대한 감사위의 감사결과에 대해 ‘봐주기식’, ‘솜방망이 처분’ 등의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허진영 도의원은 “어떨 때는 쇠방망이, 어떨 때는 솜방망이 처분을 하니 감사위가 의심을 받는 것이다. 공무원들을 보면 정치 쪽에 줄을 안 서 있는 사람들은 징계 수위가 높은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고충홍 도의원도 “이번 개발공사 감사결과에 대해 도민들이 감사위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현 도정 출범 직후 단행된 (개발공사에 대한) 특별감사에서는 검찰 수사의뢰와 사표수리 등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번 감사결과는 처분 내용이 매우 미약하다. 이번 기회에 감사위에 대한 독립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소원옥 도의원은 “우근민 지사가 들어선 뒤 바로 감사를 실시했고, 경찰에 수사의뢰했으나 무혐의 처분됐다. (일부 간부에 대해서는) 해임까지 시켰다. 이번에는 자기 식구니까 벌을 안 준다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강문실 감사위 사무국장은 “감사위 공무원들은 전혀 눈치 보지 않고 감사를 한다. 이번 개발공사 감사도 지적사항을 보면 제대로 된 감사를 했다”고 해명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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