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중앙도서관 창작실
군포중앙도서관 창작실 개설 넉달
작가들 ‘재능기부’에 뜨거운 호응
작가들 ‘재능기부’에 뜨거운 호응
“문예창작실이 아니었다면 지금 어디 스타벅스나 도서관 열람식을 떠돌고 있겠죠.”
24일 경기 군포시 수리산 밑에 자리잡은 군포 중앙도서관 1층의 문예창작실에서 만난 소설가 해이수(40)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젤리피쉬> 등 여러 소설 작품을 낸 군포 지역의 유망 작가다. 그는 “작가들 누구나 개인적 창작 공간을 원하지만 가난한 형편에 마련이 쉬운가요. 제겐 이곳 집필 공간이 너무 절실했어요”라고 말했다.
지난 2월 군포 중앙도서관 안에 문을 연 문예창작실에는 해이수 작가 외에도 평론과 시나리오, 동화를 쓰는 작가 7명이 더 있다. 애초 도서관장실이던 공간을 9㎡ 크기의 방 8개로 나눠 창작실로 삼았다. 시가 3개월마다 군포 지역 작가들의 신청을 받아 방을 배정한다. ‘군포 지역 작가들의 창작의 산실’이 된 셈이다.
서울에서 살다 산본 새도시 입주 때 이주해 20년을 군포에서 살아온 김동호(80·전 성균관대 교수) 시인은 “규모가 큰 분당이나 평촌 신도시는 처음부터 돈 많은 사람들이 몰렸지만 산본 신도시는 가난한 학자나 작가들이 많이 몰렸다. 군포가 작지만 인문학의 향기를 낼 수 있는 것에는 이런 것도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 리영희 선생은 물론 염무웅 문학평론가, 조동일 서울대 명예교수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학자와 작가들이 군포에는 많다. 소설가 성석제씨도 군포가 고향이다.
작가들은 시로부터 무료로 창작실을 제공받는 대신 3개월에 2~3차례씩 군포시민들을 상대로 도서관이나 지역아동센터에서 ‘인문학 강좌’의 강사로 나선다. 시민들의 반응은 뜨겁다. ‘갈릴리 작은도서관’에서 매주 1차례씩 열리는 인문학 강좌(사진)에 참석한 주민 유아무개(35·여)씨는 “해이수 작가나 김 시인이 오셔서 너무 반가웠다. 지역 주민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다 보면 강좌시간 70분이 너무 짧다”고 말했다.
문예창작실의 입소문이 나면서 입소 희망 작가들도 늘고 있다. 중앙도서관 정동건 정보봉사팀장은 “작가들의 힘이 군포의 힘이다. 내년에는 창작실을 12개 더 늘려 20개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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