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성급” 아쉬움
지난 1월 탈당 단양군수
“앞으로 여러명 탈당할 것”
지난 1월 탈당 단양군수
“앞으로 여러명 탈당할 것”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장하며 탈당하는 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잇따르고 있다. 학계에서도 정당공천제 폐지·보완 주문이 쏟아지고 있는 터라 ‘탈당 도미노’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상혁(72·사진) 충북 보은군수가 1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지난 1월 김동성(53) 단양군수가 새누리당을 탈당한 데 이어 두번째 단체장 탈당이다. 둘 모두 ‘정당공천제 폐지’를 탈당 이유로 들었다.
정 군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려고 당을 떠나기로 했다. 앞으로 보은군민과 군 발전을 위해 일하겠다”고 밝혔다. 정 군수는 “지방자치는 풀뿌리 생활자치를 실현해야 하는 비정치적인 영역이 돼야 하지만 현재 정당공천제는 공천비리 등으로 지방자치 본질을 크게 훼손해왔다. 여야는 대선 때 내세운 정당공천제 폐지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정 군수의 탈당으로 지난 1월 탈당과 불출마를 동시 선언한 김 단양군수에게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김 군수는 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탈당 뒤 행복하다. 무소속 군수니까 정치권, 여야 지방의원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지역 국회의원, 지방의회, 중앙·지방 정부 등의 지원 또한 원활하다. 일이 잘 풀리니 군민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요즘 정당공천제 폐지를 전제로 탈당을 고민하는 단체장 등의 문의 전화가 많다. 눈 딱 감고 탈당하면 너무 편하다고 일러준다. 아마 앞으로 여러명이 탈당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앞서 지난달 12일에는 김정원(64) 충남 보령시의장과 이효열(51) 보령시의원이 정당공천제 폐지를 촉구하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김 의장은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이 의원은 무소속으로 도전할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정당에 매여 정당한 정책이나 주장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시민을 위한 생활 정치를 하려면 정당 공천제는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는 정당공천제 폐지를 내세운 탈당 행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태중 민주당 충북도당 사무처장은 “정 군수 개인이 느닷없이 결정한 터라 속내를 알수 없지만 성급했다. 당이 정당공천제 폐지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위헌 여부 등을 검토하는 등 심도 있는 논의를 하는 마당에 탈당을 결행한 것은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이규석 새누리당 충북도당 사무처장도 “국회, 정당, 정부 등이 협의중이어서 연말께 결론이 날 것이다. 성급한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단속에 나섰다.
이를 두고 남기헌 충청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당정치의 핵심은 책임정치인데 지금의 정치는 공천권만 있고 책임은 지지 않는 구조다. 기초단체장 등의 공천제를 폐지하되, 현직·관료 등이 선거에 유리한 구조를 개선하고 출마 난립 등을 막는 보완조처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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