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집이 많고 환경보존이 잘된 경북 안동시 하회마을을 찾으면 제비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류역하 하회마을 이장의 초가집 위로 제비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안동시 제공
친환경농법 시작뒤 부쩍 늘어
곤충 등 먹이 늘며 둥지튼 듯
곤충 등 먹이 늘며 둥지튼 듯
최근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에 집집마다 제비가 둥지를 틀어 주민과 관광객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
류역하(58) 하회마을 이장은 2일 “어릴 때 참 많았던 제비들이 어디론가 완전히 자취를 감추더니, 3~4년 전부터 다시 나타나 최근에는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친환경농법 덕택에 하회마을에 제비들이 다시 찾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하회마을 주변 농경지에서는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 논에 우렁이, 메뚜기, 여치 등 곤충이 늘어나면서 제비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게다가 하회마을은 전체 가구 100여가구 가운데 절반 이상이 둥지를 쉽게 틀 수 있는 초가집이다.
하회마을에서 4㎞쯤 떨어진 광덕리에서도 제비는 자주 눈에 띈다. 광덕리 농민들은 우렁이 농법으로 벼를 재배하고 있다. 하회마을과 광덕리는 올해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벼 130여t을 수확할 예정이다.
광덕리에서 벼농사 짓는 김처수(68) 물도리 작목반장은 “농사를 지을 때 농약을 아예 쓰지 않고 있다. 논밭에 나가 보면 왜가리, 까치, 꿩 등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안동시 풍천면사무소 직원 이영규(30)씨는 “제비가 하회마을에 지난해부터 약간씩 늘어나더니, 올해 봄 들어 갑자기 불어나 지금은 수백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비가 늘어나면서 “제비들이 떼지어 찾아들면서 초가집 처마나 집 안에 제비들이 똥을 싸 마루를 더럽히고, 널어놓은 빨래를 버리는 일도 있다. 신경쓰이고 불편하다”고 말하는 주민도 있다.
봄에 하회마을을 찾은 제비들은 번식을 끝내고 8월 이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로 날아가 겨울을 나고 이듬해 돌아온다. 하회마을은 2010년 8월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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