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분산 배치 적정하면 허용”
주변 복지시설 여건 안좋아
원생 전원에 어려움 많을듯
경찰수사 본격화 “이달 안 결과”
주변 복지시설 여건 안좋아
원생 전원에 어려움 많을듯
경찰수사 본격화 “이달 안 결과”
원생 학대 의혹을 사온 충북 제천영육아원이 자진 폐쇄하기로 했다.
제천시는 3일 “제천영육아원 이사회가 자진 폐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으로 원생들을 다른 아동양육 복지시설로 배치하는 등 폐쇄에 따른 추가 조처들이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숙 제천시 여성정책과장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등에 따라 시설장을 교체하는 행정 처분을 하려고 했으나 제천영육아원이 ‘국가인권위의 발표 뒤 원생들이 규칙·질서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등 사실상 원생 훈육·지도가 어려워져 폐쇄를 결정했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제천영육아원은 원생 62명(미취학 9명, 초등 14명, 중·고생 37명, 대학생 2명)을 3개월 안에 다른 시설로 분산 배치(전원)하는 등 폐쇄 계획을 세워 나갈 참이다. 시는 이 계획이 적정하면 폐쇄 신청을 받아들일 방침이다. 하지만 주변의 아동 복지시설 여건이 좋지 않고, 원생들은 전학까지 해야 해 전원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 과장은 “시설 쪽에서 전원 계획 등을 마련한 뒤 폐쇄 신고를 해야 한다. 시설 쪽의 폐쇄·전원 계획 등을 면밀히 검토해 원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962년 12월 미국인 선교사 제인 화이트(77·한국이름 백제인)가 세운 제천영육아원은 전 세계여자프로복싱 챔피언 킴 메서(한국이름 백기순) 등 지금까지 1234명을 키워내는 등 ‘고아의 요람’ 구실을 해왔다. 설립자 제인 화이트는 2002년 유한양행재단이 주는 11회 유재라 봉사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5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이곳의 원생 학대 의혹을 밝히면서 원생 7명이 떠나는 등 위기를 맞았다.
제천영육아원은 막을 내릴 채비를 하고 있지만, 관련자 수사는 본격화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제천경찰서는 아동보호전문기관, 국가인권위 등의 조사 결과와 행정기관의 관리·감독 실태 등을 살펴 이달 안에 관련자 처벌 수위 등 수사 결과를 내놓을 참이다. 제천시와 충북도는 합동조사팀을 꾸려 영육아원 종사자 28명을 조사했으며, 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원생 43명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했다. 충북아동보호전문기관 등 아동보호전문기관 4곳은 인권위 등이 제시한 아동 학대 등 피해 의혹 165건을 조사해 이 가운데 27건의 학대 사실을 확인했다. 교수·변호사 등으로 이뤄진 아동전문가회의도 “시설 안에서 아동 학대 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최종인 시 행정복지국장은 “40여년 동안 아동양육 분야에서 뚜렷한 업적을 쌓은 영육아원이 폐쇄까지 몰려 안타깝다.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원생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없도록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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