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원도심 고도제한 ‘한시적’ 완화

도, 고도관리 기본계획안 수립
상업지 49m, 주거지 42m 가능
2년뒤 경관계획 마련때 바뀔수도

제주도가 제주시 원도심 상업지역의 건축물 높이를 현행 35ｍ에서 49ｍ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담은 건축물 고도관리 기본계획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계획안이 2년도 안 돼 전면 손질될 수도 있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3일 제주도 내 구도심과 읍·면지역 건축 활성화를 위해 신제주 전 지역과 택지개발사업 등 지구단위계획으로 건축물 고도가 결정된 지역 등을 제외한 지역의 건축물 고도를 완화하는 내용의 ‘건축물 고도관리 기본계획안’을 마련해 전문가와 주민 의견 수렴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기본계획안을 보면 현행 건축물 높이에서 최고 140%까지 인센티브를 부여해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도시·건축공동위원회가 건축물에 따라 공공기여도, 경관요소, 교통 인프라 등을 고려해 높이를 결정하도록 했다.

제주시 원도심 상업지역은 현행 35ｍ 높이까지는 그대로 지을 수 있으나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140%를 적용해 최고 49ｍ까지 지을 수 있게 된다. 주거지역은 30ｍ에서 42ｍ까지, 녹지지역은 15ｍ에서 21ｍ까지 가능해진다. 또 건축주가 행정기관에 건축설계 현상공모를 맡길 경우 현행 건축물 높이에서 130%까지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도가 건축물 고도제한 완화 방침을 마련하게 된 것은 지난 4월부터 우근민 지사가 원도심과 신제주의 건축물 높이 형평성과 불합리성을 언급하며 고도완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도는 신제주와 택지개발지구 등의 최대 건축고도가 상업지역 55ｍ, 준주거지역 45ｍ에 견줘 구도심은 각각 35ｍ, 30ｍ로 낮아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희영 제주도 도시계획과장은 “원도심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건축물 높이 완화를 검토하게 됐고, 현상공모 방식을 마련한 것은 건물의 작품성을 고려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도는 연말까지 기본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계획안은 2015년 상반기 수립될 ‘건축물 고도기준 경관계획’이 마련될 때까지만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이다. 경관계획이 마련되면 이번 고도관리 기본계획안은 바뀔 수밖에 없다. 또 미분양 주택이 남아도는 상태에서 고도를 완화했다고 원도심이 활성화될지도 의문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현재 미분양 아파트가 1000여가구 가까이 되는 터에 건축물 고도를 완화했다고 원도심이 활성화되겠느냐. 도지사 한마디로 1년6개월 뒤에 바뀔 수도 있는 건축물 높이를 완화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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