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메워 길이 1.1 활주로 건설
천연기념물 서식지 파괴 우려
“국비 5000억 들여 적자” 반대도
천연기념물 서식지 파괴 우려
“국비 5000억 들여 적자” 반대도
울릉도에 공항을 짓는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경북 울릉군은 9일 “울릉공항이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통과됐다. 육지와 울릉을 연결하는 하늘길이 열려 세계 속의 명품 관광 섬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울릉공항은 울릉군 울릉읍 사동항에다 4932억원의 예산을 들여 길이 1.1㎞, 폭 30m 규모의 활주로 2개와 계류장 등을 조성해 건설한다. 울릉군은 사동항에 솟아 있는 해발 192m 가두봉을 깎아내고 흙으로 바다를 메워 활주로를 건설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내년에 사업비 30억원을 들여 울릉공항 기본계획을 세운 뒤 실시설계를 거쳐 이르면 2015년 공사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울릉군은 “예비 타당성 조사가 끝나면 사업이 확정돼 예산이 마련되는 대로 계획을 세운 뒤 공사를 시작하면 된다”고 말했다. 울릉공항 공사는 5년쯤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완공 이후 50인승 경비행기를 띄운다는 계획을 마련중이다.
울릉공항이 건설되는 2020년에는 현재 연 38만여명인 관광객이 80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울릉군은 내다봤다. 최수일 울릉군수는 “육지(포항·강릉·묵호·후포)에서 울릉을 오가는 여객선이 폭풍우 등으로 연간 100일가량 결항되면서 그동안 울릉 관광과 울릉 주민들의 생활이 매우 불편했다. 울릉공항은 관광 목적 외에 독도의 영유권 확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울릉공항은 1980년부터 추진돼왔지만 경제성이 낮아 국비 지원 사업에서 제외됐다. 2010년 12월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도 경제성 분석 0.77(기준치 1.0), 종합평가 0.43(기준치 0.5)으로 나타나 탈락됐다. 하지만 최근 예비 타당성 조사를 재신청한 끝에 ‘공항 규모를 줄이는 조건’으로 경제성 분석 1.19, 종합평가 0.655로 평가돼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5000억원 가까운 국비를 들여 울릉도에 공항 건설을 꼭 추진해야 하느냐며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찮다.
전국의 지방공항이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정치적 논리에 따라 수천억원을 들여 건설했지만 결국 폐쇄된 경북 예천공항, 울진공항 등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잦아들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울릉과 포항·울산을 잇는 직선항로 개설을 국토교통부와 국방부가 허가해야만 본격 추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직선항로를 뺀 다른 항로는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울릉공항 건설 과정에서 봉우리를 깎고 바다를 메우면서 울릉도 생태환경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는 환경단체 등이 크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황 활주로를 짓겠다는 사동항 부근에는 천연기념물 215호로 지정된 흑비둘기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위험도 반대 근거로 거론된다. 1989년 7월 경북 영덕군 강구면 삼사해상공원에서 울릉도를 오가는 22인승 관광헬기가 취항했지만, 닷새 만에 헬기가 추락해 1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2011년에는 바닷물 위 3~5m를 뜬 채 운항하는 위그선의 취항도 검토했지만, 위그선이 지난해 7월 경남 사천 앞바다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뒤로 울릉공항 건설론이 고개를 숙인 바 있다.
대구/구대선 기자, 권은중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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