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홍익학원이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 마포구 성미산에 외국인기숙사 신축을 추진해 반발을 사고 있다. 2010년 홍익대 부설 초중고 교사를 성미산에 지으려다 주민들의 항의를 부른 데 이어 두번째다.
성미산 주변 주민들과 홍익여중고 학부모 등이 꾸린 ‘홍대 외국인기숙사 신축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서울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법인 홍익학원은 유력 사학재단임에도 지역사회와 상생협력하려는 의지가 없다. 교육기관으로서 최소한의 양식과 도덕률마저 기대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비대위의 말을 들어보면, 학교법인 홍익학원은 주민들과 심각한 갈등을 빚으며 홍익대 부설 초중고 교사를 2011년 9월 성미산으로 이전한 데 이어, 지난해 5월부터는 그 옆에 대학 외국인기숙사를 신축하기 위해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8월 기숙사 해당 부지 형질 변경 허가가 나왔고, 올해 2월에는 마포구 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현재 마포구청장의 건축허가만 남아 있다.
비대위는 학교법인 홍익학원이 초중고 교사 이전 때 주민과 인근 학교 학부모들에게 약속한 학교 교통안전 대책, 성미산 등산로 확보, 지역 공공시설 제공 등 여러 약속들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법인 홍익학원이 성미산을 훼손한 사실을 마포구가 알고도 법을 어겨가며 공공성에 저해되는 건축 허가를 해왔다’며 마포구에 대한 주민감사를 서울시에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임야인 성미산을 개발이 가능한 대지로 토지 형질변경 허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마포구가 학교법인 홍익학원 쪽 자료만 보고 산의 경사와 임목본수도(나무 밀도) 등을 검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성미산 숲 훼손 문제는 최근 다큐멘터리 영화 <춤추는 숲>에서 다뤄져 주목을 끈 바 있다.
기자회견에는 김진철 성미산비대위 위원장을 비롯해 이용문 성산1동 주민자치위원장, 오진아·차재홍 마포구의원, 김우 (사)사람과마을 운영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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