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반대하자 수원시민 반발
송파구 “대환영”…강북권 “왜 강남만”…경기도 “그 터엔 곤란”
강남권 미니 새도시 추진과 관련해 찬반논란이 뜨겁다. 서울 강북권과 경기도 등은 지역 불균형 발전과 막개발을 들어 반발하는 반면 서울 송파구와 수원 권선구 등 서수원권 주민들은 낙후 지역 발전을 들어 미니 새도시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 여당이 거론한 신규 택지 4500만평 중 공공기관 터는 서울 송파구 장지동 남성대골프장(24만평)과 송파구 거여동 국군특전사(58만평), 경기 용인시의 국립경찰대학(27만평)과 법무연수원(22만평), 경기 수원시의 축산연구소(33만평)와 작물과학원(27만평) 등이다.
불균형 개발 및 막개발 우려=경기도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계획적으로 4500만평 규모의 택지를 공급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공공기관의 이전 터를 택지로 쓰는 것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화순 경기도 도시주택국장은 “도시기반시설이 부족한 상태에서 택지개발은 ‘막개발’과 ‘덧개발’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3일 손학규 경기지사와 이정문 용인시장, 김용서 수원시장도 공공기관 이전 터의 택지활용에 대해 반대 태도를 밝혔다. 용인시는 “동백지구 등 용인서북부지역 7개 지구의 택지개발이 끝나면 인구가 70만명에 육박하지만 공원 등의 기반시설은 절대 부족하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서울 강북지역은 강남·북 간의 지역격차가 더 심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기재 노원구청장은 “수도권에서 낙후지역으로 손꼽히는 강북·노원·포천·의정부 등 서울 동북부도 개발할 여지가 많은데 왜 강남에만 자꾸 눈길을 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창동 차량기지·면허시험장 등 7만5천평의 부적격시설을 옮기고 포천에 지하철 7호선을 연장하는 등 교통과 학교만 해결된다면 강북도 살기좋은 곳이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들의 연구모임인 서울균형발전연구모임의 우원식 열린우리당 의원(노원 을)도 “강남권 신규택지 공급안을 취소하고 강북 개발 플랜을 내놓을 때”라고 말했다.
낙후지역 개발 왜 막나=장지동·거여동이 있는 서울 송파구는 대환영이다. 장지동 골프장과 거여동 특전사가 나가면 이미 개발 중인 장지택지지구와 3차뉴타운 후보지로 신청한 거여·마천 지역이 하나의 벨트로 맞물리게 된다. 이유택 송파구청장은 “남한산성 자락 수려한 풍광 속에 미니 새도시 건설이 가능해졌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수원시가 정부의 미니 새도시 개발에 반대하자 수원시 인터넷 게시판에는 주민들의 비난 의견이 쇄도했다. 일부 주민들은 “경기도와 수원시가 광교 새도시를 개발하면 ‘로맨스’이고 정부가 미니 새도시를 개발하면 ‘불륜’이냐”며 낙후된 서수원권의 발전을 위해 ‘미니 새도시’ 수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권선구는 주민 20여만명이 살고 있지만 공군비행장 소음 피해에 이어 일반 고교 1곳도 없는 낙후지역인 데다 최근에는 수인선과 분당선의 열차 계류장(‘주박소’)이 추진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손종학 시의원은 “한나라당은 물론 경기도와 수원시가 현지 주민 의견은 단 한마디도 묻지않고 정치논리로 미니 새도시를 반대하고 있다”며 “미니 새도시 건설이 낙후된 서수원권 개발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수원/홍용덕, 이유주현 기자ydhong@hani.co.kr
수원/홍용덕, 이유주현 기자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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