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궁 있던 중앙광장 부근
시굴조사서 도성 기단부 발견
조선 태조시절 쌓은 것으로 추정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도움될것”
시굴조사서 도성 기단부 발견
조선 태조시절 쌓은 것으로 추정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도움될것”
일제가 1925년 서울 남산 한가운데 건립했던 조선신궁 터의 땅 밑 3~4m 아래 한양도성 기단부가 발견돼,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언론에 공개됐다. 1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땅속에서 파묻혀 있다 햇볕을 보게 된 것이다.
이날 오전 취재진이 남산 중앙광장에 도착해 분수대 쪽으로 접근하자, 10여m 옆에는 서울시가 네모 모양으로 파놓은 커다란 ‘웅덩이’가 세 군데 눈에 띄었다. 한양도성이 땅 밑으로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에 대한 시굴조사를 위해 띄엄띄엄 3~4m 깊이로 파놓은 것이다. 웅덩이 안을 들여다보니, 한양도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4단 높이(1.8m)였고, 큰 돌을 약간 투박하게 다듬어 쌓은 모양새로 봐선 조선 태조 시절 것으로 보였다. 바로 옆의 웅덩이엔 6단 높이(2.1~2.3m)의 성곽 일부가 확인됐다.
실제 도성은 이보다 훨씬 더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일제가 도성의 윗부분을 밀어 넘어뜨리고 그 위에 흙을 다진 흔적이 역력했다. 조선신궁의 잔재로 보이는 콘크리트 구조물 일부도 확인됐다. 조선신궁은 일제 때 전국에 세워졌던 1000여개의 신사 가운데 대표 격으로, 일제의 강제 신사참배의 주요 무대였다. 남산의 대표적인 데이트 코스였던 분수대가 신궁의 배전(사찰의 대웅전 격)이 있던 곳이다. 시굴작업을 진행해온 조치욱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중앙광장 쪽은 일제가 신궁을 짓고, 건국 뒤에도 1970년 동·식물원과 분수대가 설치되는 등 여러 차례 공사가 진행된 곳이라 도성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번 발견은 뜻밖의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남산 회현자락 정비사업’의 3단계 사업 구간(교육연구정보원~분수대~옛 식물원터)에서 이뤄졌다. 서울시는 이 구간 발굴을 올해 안에 마친다는 계획이다. 2009년 시작된 이 사업의 1단계 구간(힐튼호텔 앞)과 2단계 구간(백범광장 일대) 사업은 이미 끝나 각각 84m, 245m 길이의 도성이 복원돼 있다.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남한 회현자락 구간은 일제가 신궁 건립을 위해 도성을 대규모로 훼절한 곳이다. 일제의 인류문화 훼손 과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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