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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목타는 남부…마르는 농작물

등록 2013-08-19 18:31수정 2013-08-19 22:33

제주 54일째 가뭄, 일부 제한급수
영남·호남도 강수량 예년의 절반
농작물 피해 심각…농사 포기도
유례없는 폭염과 마른장마로 남부지방이 타들어간다. 제주지역은 제한급수를 하고 있으며, 일부 농민들은 생육이 부진한 밭농사를 포기하는 등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지역은 저수율이 떨어져 농업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지역에는 19일 고대하던 비가 내렸지만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동부지역인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는 41㎜의 단비가 내려 해갈에 도움을 줬지만 나머지 지역은 턱없이 부족했다. 제주지역 7월 평균 강수량은 16.8㎜로, 예년 평균 274.9㎜의 6.1%에 불과했다. 이달 들어서도 5.8~19.8㎜가 내리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한라산 어승생 제1저수지(10만6000t)의 저수량은 5만3300t에 지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준공한 제2저수지(50만t)는 아예 물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6일부터 중산간지역 11개 마을(2800여가구) 주민 8600여명에게 격일제 급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상수도 공급량은 폭염과 열대야 현상으로 예년보다 14% 증가했다.

농작물은 심각하다. 생육기에 접어든 콩은 4339㏊ 가운데 1100㏊에서 꽃잎과 콩깍지가 마르는 현상이 나타나 일부 농가는 재배를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땅콩도 150㏊ 가운데 50㏊에서 시듦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감귤은 수분 부족으로 열매가 작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파종이 마무리된 1552㏊의 당근밭의 경우 40%에 가까운 590㏊에서 싹이 녹아버리는 피해가 발생해 일부 농가는 재파종하거나 작목을 바꾸고 있다. 참깨도 수확량이 30~4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지역의 7~8월 강수량도 320.8㎜로 평년 599.7㎜의 절반 수준에 그쳐 도내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50% 이하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대파 재배 농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국 대파 재배면적의 45%인 1325㏊에 대파를 재배하는 진도에선 농민들이 스프링클러와 양수기 등을 동원해 물을 공급하고 있다. 진도군 임회면 선항리에서 9971㎡의 대파 농사를 짓고 있는 김송호(57)씨는 “4월 초에 대파를 심었는데 비가 오지 않아 사흘마다 한차례씩 스프링클러로 물을 공급하고 있다. 20년 만에 보는 가뭄”이라고 말했다.

강수량이 예년의 6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경북지역도 마찬가지다. 경주와 포항지역에서는 농작물이 말라 시들고 있으며, 울릉도에서는 상수도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포항에서는 벼를 심은 논 692㏊가 바짝 말라 일부에서는 논바닥이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있다. 특히 고추와 콩, 고구마를 심어 놓은 밭 294㏊에서는 가뭄으로 시듦 현상이 번지고 있다. 김종철 포항시 친환경농정과장은 “천수답과 저수지 하류에 자리잡은 농경지에서 가뭄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에서도 농경지 100여㏊가 가뭄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울릉군은 19일부터 울릉군 전체 인구 1만여명 가운데 60% 이상이 몰려 있는 울릉읍 도동과 저동에 하루 4시간씩 제한급수를 하고 있다.

고복수 제주도 농수축산국장은 “지난달 16일부터 시작된 가뭄이 19일로 54일째다. 1994년 47일간의 가뭄을 훌쩍 뛰어넘는 사상 최악의 가뭄이다. 활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호준 정대하 구대선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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