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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아파트주민 모여 행복 ‘입주’시킨다

등록 2013-08-19 22:33

서울 강동구 강일동 강일리버파크7단지 주민들이 주말인 지난 17일 오전 관리동 2층에서 열린 행복한아파트공동체학교에 참석해 마을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강일동 강일리버파크7단지 주민들이 주말인 지난 17일 오전 관리동 2층에서 열린 행복한아파트공동체학교에 참석해 마을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도서관·커피집 만들어요! 천연비누 제작은 어때요?

강동 아파트공동체학교 수료식
주민참여 마을사업 구상 만발
구청과 논의 거쳐 10월에 실행
서로 재능 나눌 배움터도 계획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로마가 습진에 좋아요. 외국에 살면서 허브를 접했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어디 계셨어요?” “베트남 사이공에 있었어요. 빨랫비누 냄새 잡아주는 데도 아로마가 좋아요.”

“우리 단지 문고에 책은 좀 있는데, 방처럼 좌식으로 만들었음 좋겠어요.” “커피하우스는 따로 옆으로 빼서 만들자는 말씀이시죠?” “난 탁구도 하고 싶은데.” “탁구도 하고!”

주말인 지난 17일 오전 서울 강동구 강일동 강일리버파크7단지 관리동 2층. 두 테이블에 나눠 앉은 이 단지 주민 11명이 뭔가를 열심히 의논하고 있었다. 한쪽은 천연비누팀, 다른 쪽은 작은도서관팀이다.

작은도서관팀은 평소 탁구장과 입주자대표회의 사무실로 쓰는 관리동 2층 공간에 작은도서관과 커피하우스를 만드는 방안을 의논하고 있었다. 주부 김연옥(41)씨는 “하교한 아이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신발을 벗고 아예 누울 수도 있게 만들자”고 제안했다. 모두들 흔쾌히 받아들였다. 오동균(60)씨는 도서관 홍보를 강조했다. “우리 단지에 이런 데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 관리소 통해 홍보하고 인근 학교에도 알리자”고 했다. 아이를 데리고 온 오미선(40)씨는 “주민 친목도모에도 좋고 학교 끝난 아이들이 있기에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주민들은 이렇게 의논한 내용을 정리해 상대편 팀 앞에서 발표했다. 이 발표를 끝으로 지난달 6일부터 매주 한 차례씩 열린 ‘행복한 아파트공동체학교’가 마무리됐다.(<한겨레> 7월23일치 12면)

이 학교는 희망제작소와 강동구, 에스에이치(SH)공사 등이 함께 벌인 ‘주민참여형 행복한 아파트공동체 만들기’ 사업의 일환이다. 이 학교에 참여한 주민 20여명은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생각하고, 이웃들과 관심 분야를 나눴다. ‘마을 만들기’가 이미 뿌리내린 강원도 원주의 협동조합도 둘러봤다. 이날 주민들이 만든 두 가지 사업계획은 앞으로 강동구청 등과 논의해 정식 사업이 된다.

장우연 희망제작소 연구원은 “주민들이 제안한 마을사업은 앞으로 매주 한 차례 주민들이 모여 내용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구청에 제안할 사업계획서도 작성하는 등 절차를 밟아 이르면 10월부터 사업을 실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희망제작소는 이와 별도로 단지 내 여러 공간을 주민들을 위해 활용하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주민콘퍼런스와 디자인워크숍도 연다. 주민들끼리 각자 지식과 재능을 나누는 ‘서로배움터’도 매주 두 차례씩 열 계획이다.

주민들은 이날 학교 수료식을 마친 뒤 봉선화 컵화분을 받아 집으로 돌아갔다. 층간 소음으로 사이가 나빠질 수도 있는 아래층 이웃에게 줄 선물이다. 미안한 마음을 ‘하트’ 모양으로 접은 색종이에 적어 담고 아이들이 ‘배달’한다. 행복한 아파트공동체가 봉선화처럼 활짝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했다고 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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