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나 차량 수십대가 불에 타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20일 오전 4시2분께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 아파트단지 8개 동(330세대) 통합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났다. 경비원과 주민들은 “주차장에서 ‘펑’ 하는 소리가 나면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고 소방서에 신고했다.
2시간10여분 만에 진화된 불은 주차된 차량에 옮겨붙어 차량 15대가 전소하고 41대가 일부 타거나 그을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주민 60여명이 한밤중에 대피하는 과정에서 39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아파트 지하주차장도 5017㎡ 가운데 발화 추정지점 주변 1500여㎡가 타거나 그을리는 등 이날 화재로 2억5천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지난 2월 말 입주가 시작된 뒤 지하주차장 자동점등시스템 고장 등 잦은 하자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하자 보수를 요청했지만, 제대로 조처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이 확보한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보면, 이날 오전 3시28분께 504동 부근 지하주차장 천장에서 갑자기 불꽃이 일면서 연기가 나는 모습이 찍혀 있다. 때문에 주민들은 “이번 불은 ‘자동차 엔진 과열’ 등의 원인이 아니라 지하주차장 천장 전기배관 문제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왕경찰서는 이날 경기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 소방서 화재조사반과 함께 현장 감식을 벌인 데 이어 2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참여하는 2차 합동감식을 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1차 현장감식에서 화재 원인을 규명할 단서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504동 쪽에서 불이 났다는 목격자들의 진술과 폐회로텔레비전 화면 분석을 통해 불이 난 시각 전후 아파트 출입차량과 출입한 사람을 분석하는 등 화재 경위와 피해 규모 등을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에 사는 김성제 의왕시장은 현장에서 소방대의 진화작업과 주민 대피를 도왔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의왕/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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