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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궁동 주민들의 미래도전 “차 없이 살아보자”

등록 2013-08-25 20:14수정 2013-08-26 10:18

9월1일부터 한 달 동안 경기도 수원시 화성 일대에서 열리는 ‘생태교통 수원 2013 축제’를 앞두고 23일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에서 수원시 관계자 등이 다양한 자전거, 1인용 전동 스쿠터 세그웨이, 전기택시 등 생태교통 수단을 선보이고 있다. 수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9월1일부터 한 달 동안 경기도 수원시 화성 일대에서 열리는 ‘생태교통 수원 2013 축제’를 앞두고 23일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에서 수원시 관계자 등이 다양한 자전거, 1인용 전동 스쿠터 세그웨이, 전기택시 등 생태교통 수단을 선보이고 있다. 수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현장 쏙] 생태교통축제 열리는 수원
23일 낮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행궁동 선경도서관 어귀에서 막 전기택시에서 내린 주민 최형숙(65)씨는 “왜 안 불편해? 불편하지”라고 말했다. 최씨는 영동시장에서 산 물건들을 두 손에 든 채 화성행궁까지 걸어온 뒤, 수원시가 운영하는 전기택시를 탔다. 평상시 같으면 시장에서 택시를 타고서 집까지 바로 갔을 그는 “세계 축제라는데 불편을 참아보련다”고 말했다.

최씨가 사는 행궁동 화성 일대에서 9월1일부터 한달간 ‘차 없는 마을’을 주제로 ‘생태교통 수원 2013 축제’(emwf2013.suwon.go.kr)가 열린다. 축제라지만 좀 색다른 축제다. 수원시는 주민들이나 방문객이 “즐겁게 불편을 겪는 축제”라고 대놓고 홍보한다.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가 고갈된 상황을 전제로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이고 에너지도 절감하기 위한 ‘생태교통’만으로 마을에서 일상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200가구 4300명이 사는 행궁동 주민들이 불편을 무릅쓴 것은 동네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기 때문이다. 20여년 전까지 법원·검찰청·경찰청이 몰린 수원 중심지였던 행궁동은, 화성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에 따른 규제로 개발이 가로막혔다. 집들은 방치됐고 쇠락의 길로 접어든 터였다.

9월1일 개막 앞두고 ‘차없는 마을’
화석연료 쓰는 교통수단 출입금지
전기택시·전동 스쿠터·자전거로만
“사람 중심 친환경교통도시 메카로”

축제 동안 행궁동 주민들이 소유한 차량 1500대 중 일부는 마을 밖 주차장으로 옮겨졌다. 석유를 연료로 쓰는 차량의 통행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중국음식점들도 오토바이 대신 시가 빌려주는 전기오토바이로 짜장면을 실어나른다.

이날 화성행궁에서 전기택시를 타고서 화서문로에 이르자, 생소한 생태교통 수단들이 울긋불긋 거리를 누빈다. 충전해 세 바퀴로 달리는 전기택시와 전동카트, 두 바퀴로 달리는 1인용 스쿠터인 세그웨이(segway)들이다.

화성행궁 앞 생태교통 이동수단 전시관과 트램이 전시된 야외전시관을 시작으로, 행궁동 길을 천천히 돌아보며 옛 정취를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을 한복판인 화서문로에서는 생태교통을 주제로 설치예술 작품이 전시돼 있고, 영화배우 서승원씨의 낭독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세계 75개국 1250개 도시로 꾸려진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세계지방정부(ICLEI·이클레이)’와 유엔 주거환경 개선 기구인 유엔 해비타트, 수원시가 함께 여는 이번 축제는, 2011년 경남 창원에서 열린 생태교통 세계총회에서 수원시를 첫 개최지로 결정했다.

수원시 생태교통추진단 고경아(47) 마을국장은 “세계문화유산이라지만 마을이 슬럼화됐다. 집을 팔고 나갔으면 하는 주민도 있다. 그러나 자식 세대도 이곳에 살았으면 좋겠다는 이들이 늘어나더라. 이번 축제는 도시의 미래를 고민하는 장”이라고 말했다.

수원시는 축제를 계기로 노면전차(트램) 도입 계획에 속도를 낼 참이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 대중교통지구 신설 등으로 도심 교통체계를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바꾸고 이를 화성 관광과 옛 도심 재생으로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생태교통을 통해 수원이 사람 중심의 친환경 교통도시의 메카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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