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사키시는 거리에 100년 전 전차와 최첨단 저상 전차가 나란히 달리며 공존하는 노면전차의 박물관으로 불린다. 나가사키/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현장 쏙] 생태교통축제 열리는 수원
일 나가사키 100년간 전차사랑
독 프라이부르크 제한속도 30㎞
시민 30% 차없이 대중교통 이용
일 나가사키 100년간 전차사랑
독 프라이부르크 제한속도 30㎞
시민 30% 차없이 대중교통 이용
일본 규슈 나가사키시 외곽에 사는 전직 교사 기무라 히데토(69)는 지난 8일 원폭 투하 68돌 기념행사에 참석하려고 노면전차를 탔다. 15분 만에 도심에 닿았다. 800㏄ 경차는 집에 놔뒀다.
“값싸고 편리해요. 10여분 간격으로 다니는 전차 요금은 120엔(1350원)인데, 환승도 가능하니까 어디도 갈 수 있지요. 도심 주차료가 1시간에 200~300엔(2260~3380원)이니, 웬만해선 자동차를 몰고 가지 않아요.”
노면전차는 인구 43만 도시 나가사키의 명물이다. 1915년 운행을 시작해 곧 100년에 이른다. 70~120명이 탈 수 있는 전동차가 21.5㎞, 4개 노선을 하루 17시간 운행한다. 하루 4만6000여명, 연 1600여만명을 수송한다. 45년 원폭 투하나 홍수 때도 곧바로 복구돼 시민의 발 구실을 해왔다.
나가사키시는 노면전차 운행을 중단한 후쿠오카, 가나가와 등지에서 다양한 디자인의 전동차를 가져와 운행한다. 오래된 전차와 최첨단 전차가 공존하는 노면전차의 박물관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지난해 187개 유엔 회원국이 참가한 ‘리우+20’ 회의는 ‘교통과 이동은 향후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심’이라고 정의했다. 전세계 도시는 지표의 1.2%인 반면, 인구의 50%가 에너지 사용량의 75%를 쓴다. 환경오염과 교통체증 등에 직면한 도시들은 교통체계의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생태교통 수원 2013 축제’에 맞춰 9월1~4일 경기도 수원 행궁동 국제회의장 등에서 제2회 생태교통 세계총회가 열린다. 생태교통 분야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번 총회에는 45개국 600여명이 참여해 지속가능한 도시 교통체계 혁신 방안을 모색한다.
유럽 환경수도로 알려진 독일 프라이부르크시 마르틴 하크 시장은 “1960년대부터 자동차로 극심한 도심 교통체증을 겪은 프라이부르크도 1980년대 이후 도시 중심가에는 오직 보행자, 자전거, 버스, 트램을 위한 공간으로 유지하는 변신을 꾀했다”고 소개할 참이다. 이 도시의 통행 분담률은 대중교통 18%, 자전거 27%, 보행 23%, 자가용 32%다. 우리나라 자가용 분담률이 서울·부산 41%, 광주 55.3%, 대구 53.5%인 점에 견주면 20%포인트가량 낮은 것이다.
프라이부르크시는 61만여명 시민의 3분의 1이 자가용을 소유하지 않는 ‘탈(脫)자동차’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트램 말고도 400㎞의 자전거도로 확충, 자동차 속도 시속 30㎞ 제한,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광역교통카드 보급, 값싼 대중교통 요금제 도입 등 대중교통권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정책을 시행한 결과라고 하크 시장은 평가했다.
2006년 도심 혼잡세를 도입해 접근성과 삶의 질을 높였다는 스웨덴 스톡홀름, 주말이면 도심을 자전거와 보행·조깅 공간으로 개방한 콜롬비아 보고타 등의 사례도 소개된다.
나가사키/안관옥 기자,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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