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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철제 담장 너머로 외친 “불법파견 철폐”

등록 2013-09-01 20:43수정 2013-09-01 22:23

2차 희망버스 문화제 울산서 열려
별다른 충돌없이 평화적으로 끝나
최병승씨 “현대차 오만과 싸울 것”
경찰, 집시법 위반 엄정수사 밝혀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고 불법파견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은 대법원 판결이고 사회적 기준이므로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현대자동차의 사내하청 불법파견 인정과 정규직화를 촉구하며 현대차 울산공장 옆 송전철탑에서 296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이다 지난 8일 철탑에서 내려온 최병승(37)씨가 23일 만에 공식석상에 나와 입을 열었다. 지난 31일 저녁 7시30분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5시간 동안 펼쳐진 현대차 2차 희망버스 문화제 행사에서였다. 최씨는 “그동안 병원도 가고 가족도 만나고 사랑하는 사람들도 만났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자신을 보며 한숨짓는 시간들이었다”며 최근 심경을 밝히고,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고 노동자를 기계 부품 정도로 여기며 굴복을 강요하는 현대차의 오만을 꺾기 위해 비정규직지회와 함께 끝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희망버스 문화제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30여대의 버스와 승합차를 타고 출발한 노동자와 시민 등 1200여명(경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현대차 회사 쪽이나 경찰과 충돌 없이 평화롭게 진행됐다. 문화제는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사전 결의대회에 이어 최근 목숨을 끊은 박정식 현대차 아산공장 비정규직지회 사무장과 충북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를 추모하는 ‘더이상 죽이지 마라’ 결의대회와 ‘슈퍼갑 현대차와 정몽구에 맞서는 을들의 외침’이라는 이름의 결의대회 등으로 나눠 진행됐다.

이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자동차는 노동자라는 사람이 만드는데 박근혜 정부와 현대재벌은 기술과 자본으로 만든다는 거짓말을 하며 노동자들을 소외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고 박정식 사무장의 어머니는 “가진 자와 강한 자들만을 위한 법과 차별하는 세상이 아들을 죽였다. 대법원 판결 나고 아들이 곧 정규직 된다고 잔뜩 기대했는데 3년이 지나도 정규직이 되지 못한 현실에 무척 절망했다”고 말했다.

이날 문화제에선 지난 20일 1차 희망버스 뒤 경찰이 새벽에 집에서 자고 있거나 경찰에 자진출석하려던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을 체포하는 등 비정규직지회에 가해지는 경찰의 탄압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체포영장이 발부돼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는 박현제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문화제에 참석하지 못하고 전화 연결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이날 문화제에 앞서 오후 5시부터 울산시 남구 울산대공원 동문 앞을 비롯한 시내 10곳에서 현대차의 불법파견 철폐와 정규직 전환의 당위성을 알리는 길거리 홍보도 벌였다.

경찰은 이날 현대차 울산공장 주변에 40개 중대 3200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하고, 울산으로 들어오는 고속도로 요금소 앞에서 희망버스 참가자에 대한 검문검색도 폈다. 현대차 쪽도 정문 등 공장 출입문에 컨테이너를 쌓았고, 주변 울타리를 철제 담장으로 보강했다.

경찰은 현대차 2차 희망버스 문화제와 관련해 “집회 금지 통고를 했는데도 문화제를 빙자해 불법집회를 열고, 3회에 걸친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응했다. 주최 쪽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출석요구서를 보내고 채증자료를 분석해 엄정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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