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9시께 경남 고성군 영오면 성곡리 생곡마을 인근 야산에서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하던 우아무개(52)씨가 벌에 쏘여 숨졌다. 전날인 31일 오전 9시께도 전남 해남군 북평면 오산리 야산에서 예초기로 벌초를 하던 박아무개(66)씨가 말벌에 머리를 쏘여 사망했다. 앞서 30일 오후 1시께도 경북 상주시 병성동 승천원 인근 야산에서 벌초를 하던 오아무개(54·여)씨가 말벌에 쏘여 숨을 거뒀다. 119가 출동했을 때 오씨는 맥박과 호흡이 끊기고,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이런 벌쏘임 사고가 잇따르면서 추석 벌초를 앞둔 이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대개 추석 1~2주 전 주말을 이용해 집중적으로 벌초에 나서지만 뾰족한 대책을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소방방재청은 올해 여름내내 지속됐던 폭염의 영향으로 곤충의 번식이 왕성한 만큼 벌쏘임 피해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3년 동안 추석 전 한 달 사이에 벌쏘임 등 안전사고가 평균 750건 발생했고, 865명의 인명피해가 났다는 통계도 제시했다.
소방방재청 재난상황실 오영남씨는 “벌집을 잘못 건드려 벌이 주위에 있을 때는 최대한 움직임을 줄이고 낮은 자세를 취해야 한다. 팔을 휘두르거나 옷을 벗어 흔들면 벌을 자극해 위험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임업진흥원도 벌쏘임을 예방하려면 벌들의 습성을 알아야 하고, 벌집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통 벌들은 벌집이 공격당할 때 가장 흥분하기 때문에 벌초 전에 지팡이나 막대기로 벌집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의심이 가는 지점은 미리 흙이나 모래를 뿌려 경계하는 벌들이 나오는지를 살펴 자극하지 않아야 한다고 안내했다.
한국임업진흥원 쪽은 “벌집을 건드렸다면 최대한 땅에 몸을 붙여야 한다. 벌은 자신보다 높이있는 상대를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 쏘였을 때는 벌침에서 2~3분간 독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피부에 침이 남아있으면 1분안에 빼내고 차게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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