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농민들 안동 공판장서 집회
“정부가 수입 늘린탓…즉각 중단을”
“정부가 수입 늘린탓…즉각 중단을”
추석 밑에 고추값이 폭락했다. 경북 영양, 안동, 청송 등 고추 주산지 농민들은 고추값이 최근 1년 사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경북지역 농민 50여명은 3일 오전 10시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이 마련한 안동시 풍산읍 서안동 고추공판장 앞 집회에 참석해 “고추값 폭락은 수입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부가 고추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경북지역 재래시장에서 거래된 고추값은 600g 상품 한 근에 5000~6000원 선으로 지난해 이맘때의 절반 이하였다. 박용성 영양군 고추특화계장은 “추석이 다가오면 값이 올라야 하는데 올해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창훈(50)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사무처장은 “2011년부터 고추 수입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가격 폭락으로 이어져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도 수입고추 7000여t을 시중에 풀려고 한다. 고추값이 보장되려면 수입 중단과 고추 국가수매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북도 관계자도 “고추 작황은 괜찮지만 지난해 가을 김장철에 고추를 너무 많이 수입하는 바람에 아직 팔리지 않은 재고물량이 남아서 고추 가격이 폭락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헐값의 중국산 고추 수입 증가에 따른 고추값 폭락으로 고추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나, 2008년 65%였던 고추 자급률은 지난해 40%로 떨어졌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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