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국제공예비엔날레’
영 글래스고·일 요코하마처럼
예술공간으로 도시재생 꿈 담아
영 글래스고·일 요코하마처럼
예술공간으로 도시재생 꿈 담아
* 폐담배공장 : 청주연초제조창
충북 청주시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통해 도시 재생과 혁신을 추진한다.
청주시의 도시 재생과 혁신의 진원지는 11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40일 동안 비엔날레가 열릴 청주시 내덕동 옛 연초제조창(사진)이다. 시는 긴 잠에 빠진 이곳에 도시 재생의 씨를 틔우고, 혁신으로 꽃피워 문화·예술이라는 열매를 맺게 할 참이다.
청주연초제조창은 1946년 11월1일 문을 연 뒤 1999년 6월 폐쇄되기까지 53년 동안 지역경제를 쥐락펴락했다. 한국 최대 규모인 이 담배공장(12만2000여㎡)에서는 2000~3000명이 일하면서 해마다 담배 100억개비를 생산해 국내는 물론 일본·동남아시아 등 17개국에 내다 팔았다. 공장이 멈추면서 이곳은 흉물처럼 방치됐고 시의 골칫거리가 됐다.
시는 이곳의 재생과 혁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본보기는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중국 상하이, 일본 요코하마다.
글래스고는 산업혁명과 함께 금융·무역·상업이 발달해 세계적인 항구도시로 성장했지만 쇠락의 길을 걸었다. 암흑도시를 깨운 것은 창조도시였다. 시는 1983년 방치된 담배공장, 청과물시장 등 머천트시티를 사들여 미술·공예·음악·공연 중심가로 변모시켰다. 지금은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선정됐고, 영국을 대표하는 문화·상업지구가 됐다.
변광섭 청주문화재단 문화예술부장은 “폐담배공장 등을 재생시킨 글래스고는 옛 연초제조창이 있던 청주시 도시 재생의 좋은 모델이다. 머지않아 청주가 영국의 글래스고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 근대 공업화를 이끌다 제조업 쇠퇴와 함께 몰락했던 요코하마의 부활도 눈여겨보고 있다. 요코하마는 1965년 이후 40년 동안 도시 공공디자인 기법을 적용한 ‘온리 원(only one) 도시 전략’으로 일본 제1의 예술도시로 탈바꿈했다. 특히 비영리기구 ‘뱅크아트’는 옛 제일은행, 후지은행 등 건물과 항만시설을 미술·건축·출판·공연 중심지로 바꾸었다.
중국 상하이 창의산업센터의 도시 혁신도 좋은 본보기다. 이 창의센터는 상하이의 인사동으로 불리는 타이캉루, 톈쯔팡을 예술거리로 변모시켰다. 동양 최대의 도축장이던 라오창팡은 복합 문화공간이 됐다.
오사무 이케다 뱅크아트 대표는 “청주 복판에 거대한 담배공장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특화하고, 요코하마 등 유사한 도시들과 연계하면 훌륭한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엔날레 조직위원회(위원장 한범덕 청주시장)는 다음달 11~12일 오사무 이케다 뱅크아트 대표, 리즈 데이비슨 글래스고 도시디자인과장, 청치앙허 상하이 창의산업센터장, 백원국 국토교통부 도시재생과장, 황희연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 등이 참가하는 도시재생 국제포럼을 열어 청주연초제조창과 청주의 미래에 대한 자문을 구할 참이다.
한편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을 주제로 열리는 8번째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60개국에서 3000여명의 작가가 6000여점의 공예작품을 출품했으며 기획전, 초대국가전(독일), 공예 시장 등이 열린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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