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부경찰서, 4명 구속
3년여간 최소 7명 피해 확인
장애단체 ‘엄정 수사’ 촉구
3년여간 최소 7명 피해 확인
장애단체 ‘엄정 수사’ 촉구
제주시내 아파트단지에서 지적장애 여성들을 성폭행한 이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장애인관련 단체들은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1일 지적장애 여성들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이아무개(58)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씨 등은 2010년 6월부터 지난 6월까지 같은 아파트단지에 사는 지적장애 여성들을 자신의 집이나 피해자들의 집에서 4~6차례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2002년 3월 지적장애인 여성을 성폭행한 고아무개(38)씨 등 2명의 구속영장도 신청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7명이다. 경찰은 전담팀을 꾸려 피해 여성들이 더 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제주지역 30여 장애인단체들이 꾸린 장애인성폭력피해지원비상대책위원회는 오후 제주도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과 검찰에 엄정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경찰이 수사 시작 2주일 만에 가해자들을 구속할 정도로 속도를 내면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시간대에 한 공간에서 조사하는 등 피해자들의 인권이 제대로 보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의 특수성과 취약성을 충분히 고려해 수사하고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장애인 성폭력 성폭력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행정기관들에 △사건 발생 지역의 치안 강화, 가로등 설치, 편의시설 제공 △장애인 인권교육과 성폭력 예방 교육을 촉구했다.
제주동부경찰서 관계자는 “피의자는 영장실질심사에 가기 위해 사무실에서 대기했던 상황이었고, 피해자는 애초 약속한 조사 예정시간보다 일찍 오는 바람에 공교롭게도 잠깐 조우한 것일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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