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전용 의혹…재정 악화”
경영진 ‘배임’으로 고발 예정
사측 “경영정상화 조치” 맞서
경영진 ‘배임’으로 고발 예정
사측 “경영정상화 조치” 맞서
시외버스를 운행하는 ㈜전북고속이 최근 자본금 5억5000만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유상감자를 추진하자, 시민단체가 부당하다며 유상감자 철회를 촉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시민회 등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 대책위원회는 16일 “전북고속은 (연결재무제표상으로) 애초 자본금이 42억여원(전북고속 25억원, 전주고속 17억여원)이다. 모기업인 전북고속 자체만 따지면 10여년 동안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유상증자를 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5억5000만원을 유상감자해 재무구조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상감자란 회사가 자본금과 주식 수를 줄여 자본을 감소시킬 때 자본금의 감소로 소멸된 주식의 보상액을 주주에게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대책위는 “전북고속 주주 133명 가운데 회사 이사진이 20명이며, 이들이 감자액 5억5000만원 중에서 (54%에 해당하는) 2억9500만원의 혜택을 본다. 이로 인해 노동자를 비롯한 임금채권자뿐만 아니라 은행채권자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전북고속은 지난해 전북도에서 수십억원의 보조금을 받았는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 이를 전용하지 않고서는 유상감자를 할 수 없어 보인다”며 “이는 현 경영진이 도덕적 해이를 넘어 업무상 배임행위에 해당하므로,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북고속은 지난해 전북도에서 적자노선 26억9900만원, 벽지노선 10억9300만원 등 모두 37억92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전북고속은 이에 대해 “자본금 규모를 42억원에서 15억원(전주고속 9억여원 포함)을 줄여 27억원으로 조정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되면 세제·금리로 연 5억~7억원을 혜택받을 수 있어 경영정상화를 위한 조처다”라고 밝혔다. 중소기업기본법엔 운수업의 경우 ‘상시 근로자 수 300명 미만 또는 자본금 30억원 미만’이면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세제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전북고속은 “버스파업 때 있었던 감사원 감사에서도 보조금 사용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재무 상태와 상관없이 감자를 할 수 있다고 전문가 자문을 거쳤으며 법적 하자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전북도 한 관계자는 “행정에서 회사의 경영 문제를 관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