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풍자 코너 진행 이지현(61)씨
광주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풍자 코너 진행 이지현씨
전직 대통령·유명인사 성대모사
정치와 사회문제 거침없이 풍자
5·18때 왼쪽 눈 실명 굴곡진 삶
본인 이야기 다룬 1인극 연기도
전직 대통령·유명인사 성대모사
정치와 사회문제 거침없이 풍자
5·18때 왼쪽 눈 실명 굴곡진 삶
본인 이야기 다룬 1인극 연기도
“통쾌하다고들 해요. 청취자들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 해준다’며 시원하다고 합니다.”
지난해 4월부터 <광주평화방송>의 라디오 프로그램 ‘함께 하는 세상, 오늘’에서 시사풍자 꼭지를 진행하고 있는 이지현(61·사진)씨는 22일 “성역 없이 비판하는 것이 오월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주 월요일 오후 6시20분부터 5~10분 동안 자신의 예명을 딴 ‘이세상 시사풍자’란 제목으로 진행하는 이 프로에서 그는 전직 대통령과 유명 인사 등을 성대모사하며 정치·사회 문제들을 거침없이 풍자한다.
지난 16일엔 박근혜정부의 청와대가 채동욱 검찰총장을 ‘찍어내기’했을 가능성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목소리로 역설적으로 꼬집었다. “검찰은 건방지게 독립성이나 중립성이나 헛소리말고 대통령이 까라면 까고, 덮으라면 덮어야 합니다.” 이어 코미디언 고 이주일의 목소리로 바꿔 능청스럽게 이야기했다. “나는 ‘못 생겼다’고 사과까지 했는데, 불법선거하고도 ‘나는 몰랐다’고 외쳐대냐?”
이씨는 “전직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내려고 몇백번은 (방송을) 듣고 또 들으면서 연습한다”고 했다.
5·18 민중항쟁 부상자동지회 초대 회장을 지낸 그는 방송 진행뿐 아니라 1인극도 꾸준히 무대에 올리고 있다. 오는 26일 오후 4시엔 전남대박물관 시청각실에서 1인극 <애꾸눈 광대>(감독 신동호)를 연기한다. 이 작품은 1980년 5월 계엄군에게 한쪽 눈을 잃고서 오월 진상규명 투쟁에 나선 주인공이 가정 파탄을 겪은 뒤 가출한 아들을 찾아 전국을 헤맨다는 줄거리다. 주인공처럼 이씨는 실제로 80년 5월 계엄군에게 맞아 왼쪽 눈을 실명한 뒤 흰색 안대 안에 내면의 상처를 지닌 채 살아왔다. 그는 두 차례나 옥고를 치르면서 아들(32)이 가출하는 등 굴곡진 가정사로 눈물을 흘렸고 두 차례나 자살을 기도했던 적이 있다.
이씨는 판소리와 색소폰·드럼 연주, 마술 등을 배우며 스스로를 치유했다. 광주상고 재학 시절 호남지역 고교 야구 응원단장으로 나설 정도로 예술적 끼가 있었던 그는, 2010년 처음으로 창작 판소리와 성대모사를 섞어 자전적 삶을 이야기하는 1인극을 선보였다. 극단 토박이 신동호 전 대표는 이씨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5월부터 매주 둘째·넷째 화요일마다 저녁 7시30분 광주 구동 빛고을아트스페이스에서 정기공연을 하며 ‘5·18 공연의 상설화’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새달 8일이 마지막 공연이다.
이씨는 “전업 연극인이 아닌 아마추어가 오월에 얽혀들었던 삶의 굴곡을 펼쳐보이는 진실성에 관객들의 호응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광주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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