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탐문과 CCTV만 의존
경기도 하남시에서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귀가하던 여고생 피살 사건(<한겨레> 9월17일치 10면 ) 이 일어난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 경찰은 숨진 학생의 지갑이 그대로 있는 점과 성범죄 흔적이 없는 점, 피해자나 가족에게 특별한 원한관계가 없는 점 등을 들어 ‘묻지마 살인’ 가능성을 두고 추석 연휴에도 전방위 수사를 벌였으나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23일 경기지방경찰청과 하남경찰서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사건이 발생한 지난 15일 이후 하남경찰서 형사 전원과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 형사 등 65명으로 수사 전담반을 꾸려 탐문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 전담반은 숨진 최아무개(18·여고 3학년)양의 귀갓길 등 예상 이동로인 버스정류장부터 집 근처 고가도로까지 150여m 구간에 설치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기록을 확보해 분석했으나,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 등을 찾는 데 실패했다.
또 최양을 숨지게 한 괴한이 차량 통행과 인적이 뜸한 고가도로에서 범행한 점으로 미뤄 주변 지리에 밝은 인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주민들과 우범자 등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찰은 이 길을 자주 이용하는 주민들의 차량에 장착된 블랙박스 등도 정밀 분석하는 한편, 숨진 최양의 당일 행적을 따라 설치된 폐쇄회로텔레비전 녹화화면도 수거해 조사할 방침이다. 최양이 숨진 고가도로는 한 기업 사택으로 이어지는 외딴길인데, 가로등도 없고 인근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 앞에는 나무가 무성해 폐회로텔레비전이 별다른 기능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직후 주민들의 추석 귀성으로 탐문 등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추석 연휴가 끝나 주민들이 귀가해 탐문수사도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양은 15일 오후 10시42분께 하남시 감일동 한 고가차도에서 흉기에 목과 등을 5군데를 찔린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과다 출혈 등으로 사건 4시간 만에 숨렸다.
하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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