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미군부대 벽돌을 조형물에
평창, 하수를 농업용수로 되살려
제천, 낙엽을 퇴비 만들어 판매
환경정화·예산 절감 ‘일석다조’
평창, 하수를 농업용수로 되살려
제천, 낙엽을 퇴비 만들어 판매
환경정화·예산 절감 ‘일석다조’
강원·충북 등 자치단체들이 폐건축자재, 낙엽 등을 자원으로 재활용해 예산 절감과 환경보호 등 일석다조 효과를 내고 있다.
강원 춘천시는 옛 미군기지인 캠프 페이지의 담장을 철거한 뒤 폐자재를 각종 편의시설과 조형물의 재료로 재활용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춘천시는 지난 5~6월 캠프 페이지 67만여㎡를 둘러싸고 있던 담장 3.8㎞ 가운데 2.5㎞를 철거하면서 나온 폐벽돌 2000여장을 재활용할 참이다. 시는 이 벽돌을 화장실 외벽, 안내표지대, 화단 경계석, 담장, 분수대 조형물 등에 다시 쓴다는 계획이다.
평창군은 진부공공하수처리장 등 5곳에서 처리한 하수를 농업용수로 재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하수처리 시설에서 정화된 하수는 하천으로 방류됐지만 평창군은 정화된 하수를 대형 물탱크에 보관했다가 필요한 농민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최종춘 평창군 상하수도사업소 주무관은 “처리수는 철저한 수질 검사를 거쳐 농업용수로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 지난해에만 5000t 넘게 이용됐다. 수질 보호는 물론 농민들이 양수기를 돌리는 데 필요한 기름값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북 제천시는 올해부터 ‘낙엽 장사’를 할 참이다. 시는 농경지 등과 맞닿은 산림에 쌓여 있는 낙엽을 사들여 친환경 퇴비를 만든 뒤 농가 등에 재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예산 1억700만원을 책정했으며 5㎏에 1500원씩 주고 낙엽을 사들일 참이다. 시는 올해 10월부터 12월 말까지 1차,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2차, 내년 10월부터 12월까지 3차에 걸쳐 낙엽 자원화 사업을 펼친다. 제천시니어클럽 노인들은 거리에서 수거한 펼침막으로 자루 5000개를 만들어 시에 납품해 낙엽 자루로 쓸 예정이다.
백두현 제천시 산림공원과 주무관은 “거리 낙엽을 수거한 뒤 거리에 나부끼던 폐펼침막에 담아 친환경 퇴비로 재활용하면 환경 정화는 물론 노인 일자리 창출까지 그야말로 일석다조 효과를 낼 수 있다. 효과를 봐서 확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괴산군은 2009년 11월부터 지역 특산물인 절임배추를 가공한 뒤 남은 소금물을 재활용하려고 ‘비닐집 염전’을 만들어 재미를 보고 있다. 군은 농업기술센터의 비닐집 1120㎡에 염전을 설치한 뒤 12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농가에서 배추를 절일 때 쓴 소금물 800여t을 수거해 수분을 증발시키는 방법으로 80여t(3000만원어치)의 소금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소금은 테니스장 등 운동장 관리와 겨울철 제설 등에 쓰인다. 군은 올해 660㎡ 규모의 염전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강원 원주시는 가정에서 버린 가전제품·가구 등을 수리해 보호시설 등에 무료로 나눠주고 있으며, 정선군은 펼침막으로 줄넘기와 줄넘기 보관 주머니 등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무료로 공급하고 있다.
최병열 괴산군 농업기술센터 인력육성담당은 “버리면 쓰레기가 돼 환경이 오염되지만 재활용하니까 금이 되고 있다. 쓰레기도 다른 눈으로 보면 좋은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춘천·청주/오윤주·박수혁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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