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마을서 기준초과 라돈 검출
도, 2015년까지 상수도 건설 계획
주민들 “사안 긴급한데 늑장 대처
도, 2015년까지 상수도 건설 계획
주민들 “사안 긴급한데 늑장 대처
전북 남원시 이백면 강기리 내기마을 주민들이 먹는 물로 쓰는 지하수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라돈이 검출돼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25일 환경안전건강연구소의 자료를 보면, 남원 내기마을 주민들의 음용수인 지하수를 조사한 결과, 미국 환경청 권고기준을 8~25배 초과하는 라돈이 검출됐다. 라듐의 붕괴로 생성되는 라돈은 암반, 토양, 지하수 등에서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자연 방사능 물질의 기체로, 건강에 해로우며 폐암·위암 등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내기마을은 현재 24가구에 45명이 살고 있으며, 개별관정을 통해 지하수를 먹고 있다.
전북도는 “남원시와 협의해 내기마을에 폭기(수중에 공기를 불어넣어 물과 공기를 충분히 접촉시키는 조작) 시설 등 라돈 저감장치를 곧 설치하고, 2015년까지 마을에 상수도를 연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는 또 “마을 주변 고압 송전탑, 아스콘 공장 등과 관련해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정밀 역학조사를 시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는 내기마을에 대해 그동안 서류조사를 3회 실시했지만, 현장조사는 실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민들은 보건복지부와 전북도가 늦장대처를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김중호(46) 이장은 “오염 원인을 나중에 파악하더라도 상수도 시설은 빨리 서둘러야 한다. 먹는 물에 문제가 생겨 사안이 긴급한데도 내년도에 사업을 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을 주변에 30여년 전 고압선이 설치되고, 20여년 전 아스콘 공장이 들어서 주민들이 줄기차게 개선을 요구했지만 행정에서는 해결 의지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고농도의 라돈이 함유된 음용수를 섭취하면 위암이 발생할 수 있다. 이미 마을 앞까지는 상수도 관로가 이어져 있기 때문에 서둘러 각 가정으로 연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는 지난 3월 전북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내기마을 지하수 수질검사를 실시했으나 46개 검사 항목에는 방사성 물질이 빠져 있어 라돈의 존재 유무를 확인하지 못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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