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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철거 대신 ‘동네 재생’…마포 연남동이 확 변했다

등록 2013-09-25 22:38

서울 마포구 연남동 길공원 부근이 전선지중화를 통해 깨끗하고 쾌적한 거리로 변했다. 이곳은 서울시의 주거환경관리사업이 진행된 첫 사례로, 저층 주거지를 철거하지 않고 주거환경을 개선했다. 서울시 제공
서울 마포구 연남동 길공원 부근이 전선지중화를 통해 깨끗하고 쾌적한 거리로 변했다. 이곳은 서울시의 주거환경관리사업이 진행된 첫 사례로, 저층 주거지를 철거하지 않고 주거환경을 개선했다. 서울시 제공
저층 주거지 정비사업 마무리
골목길에 카페·육아시설·쉼터
재개발 방식 벗어난 새 모델
서울시 지원에 주민 적극 참여
공중에 느슨하게 늘어진 채 시야를 어지럽히던 전깃줄들이 사라지면서 허현(55)씨는 저녁 산책길 발걸음이 가벼워졌다고 했다. 지은 지 15년 된 4층 다세대주택을 보금자리 삼아, 8년 동안 살아온 동네다. 3년 전만 해도 황량했던 동네 어귀엔 최근 새로 예쁜 카페가 들어서 은은한 커피향이 풍긴다. 허씨는 25일 “오래된 집에, 카페처럼 새로 생기는 곳이 조화를 잘 이룬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239-1번지 일대가 재탄생했다. 연남동 전체 면적의 15% 크기(8만2900㎡)에 1325가구 약 5000명이 사는 곳인데, ‘철거 없는 마을 정비’가 최근 마무리된 것이다. 서울시는 단독주택·다세대주택 등의 저층 주거지를 철거하지 않고 보전하면서 방범·교통 등 마을 환경을 개선하는 ‘주거환경관리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곳 연남동 마을이 첫 시범사례다.

주거환경관리사업은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당시인 2010년 ‘서울휴먼타운’이란 이름으로 처음 추진됐다.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고층·고밀도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 방식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뒤로는 기존의 구상에 더해 마을공동체의 성격이 강조됐다. 그래서 마을공동체의 구심점이 될 커뮤니티센터가 새로 들어섰다. 27일 처음 문을 여는 커뮤니티센터(4층 건물)에는 아파트 관리실처럼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돕는 마을관리사무소와 공동육아 시설, 노인 쉼터, 북카페 등이 자리잡았다. 주민들이 관리비를 내고 직접 운영한다. 여기에 산책로가 있는 길공원 등 마을 곳곳에는 12대의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설치됐고, 허공에 노출돼 있던 전선은 지하에 매립됐다.

특히, 이 사업은 초기 단계부터 주민들이 마을 정비 계획 작성에 적극 참여하도록 해 주민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 12명의 주민대표가 중심이 됐다. 2011년부터 매주 금요일에 회의를 열어 의견을 모았다. 최성태 서울시 주거환경과장은 “주민들과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마을의 리더그룹이 자연스럽게 생겼다”고 말했다.

앞서 2010년 이곳이 휴먼타운 시범사업지로 지정된 뒤 관련 시 예산이 애초 150억원에서 75억원으로, 또 60억원으로 연달아 줄면서 주민들 사이에 동요가 일기도 했다. 서울시 쪽에서 전례가 없다 보니 초반에 예산을 느슨하게 잡다 벌어진 일이다. 이에 따른 혼란을 주민들은 대화로 풀어나갔다고 했다. 실제 이번 사업에는 모두 58억원이 들어갔다. 현재 서울시는 22개 구역에 대해 주거환경관리사업 추진중이다. 연말께 서대문구 북가좌동을 포함해 7개 구역의 정비가 마무리된다.

한편, 서울시는 그동안 재개발·재건축조합의 간부들만 열람할 수 있었던 조합원 연락처를 조합원들이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합원 명부 공개 업무처리 기준’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간다고 이날 밝혔다. 조합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땐 자치구청장이 1차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후 사법기관에 고발 조처할 수도 있다. 서울시 쪽은 “조합 집행부만 재개발·재건축 사업 관련 정보와 조합원 연락처를 갖고 있어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많았다. 이름과 함께 전화번호도 공개하도록 해 주민들 사이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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