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문화관서 축제
춘향전 해설·백일장 대회 등 열려
춘향전 해설·백일장 대회 등 열려
완판본은 전주(옛 이름 완산)를 중심으로 발간한 옛 책과 그 판본을 말한다. 조선시대 목판 인쇄는 서울의 경판, 경기도 안성의 안성판, 대구 달성판, 전주 완판본이 있었다. 완판본은 16세기 후반부터 우리나라 출판문화를 보급하는 데 큰 몫을 담당했다. 요즘과 비교하면 베스트셀러를 가장 많이 찍어 내던 조선시대 출판 메카인 전주였다. 당시 전주 남부시장에 가는 사람들에게는 ‘서포’(書鋪)에 들러 책 좀 사다 달라’고 부탁하는 이들이 많았다.
완판본이 성행한 이유는 전라도와 제주도를 관할하던 전라감영에서 출판물이 많이 제작되었고, 책 제작을 위한 한지가 대량 생산되었으며, 판소리의 소설화와 한글소설을 통한 대중화 교육 등 근현대 지식인들의 지적 요구가 증가하는 문화적 배경이 함께하고 있다. 판소리가 유명했던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완판본 판소리 소설은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았다.
전주문화재단은 완판본 문화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기 위해 28~29일 전주한옥마을에 위치한 완판본문화관 등에서 ‘완판본 삼매경’ 축제를 연다. 전주시는 완판본과 기록문화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1년 10월 완판본문화관을 개관했고, 지난해부터 완판본 축제를 열고 있다.
28일 오후 6시30분 완판본 콘서트가 열린다. 이태영 교수(전북대)와 유종국 교수(전북과학대)가 고대소설 춘향전(열녀춘향수절가)에 대해 토크 형식으로 발표하고 왕기석 명창이 소리를 한 대목 들려준다. 오후 1시 전주향교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선시대 전주에서 세차례 열렸던 과거시험 형식을 도입해 완판본 백일장 대회를 연다. 시제도 현장에서 발표하고, 상장도 족자 형태로 주며, 수상자들에게 한복을 입혀서 시상한다. 오후 2시에는 서예가 30명이 고대소설 춘향전을 분량을 나눠서 붓으로 족자에다 필사한다. 29일 오전 11시에는 퀴즈를 푸는 골든벨 대회가 열린다. 한정문 완판본문화관 운영실장은 “지금은 영상매체까지 다양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책이 모든 것을 담아냈다. 완판본이 당시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했으나 이런 사실을 시민들이 잘 몰라 홍보를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라감영에서 제작한 완판본 목판 5059개는 전주향교에서 보관해오다가, 지금은 훼손과 안전 문제 등으로 첨단시설이 갖춰진 전북대학교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중이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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