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종교관광 도시계획에 반발
“특정 종교에 편향…협의도 안해”
“특정 종교에 편향…협의도 안해”
4대 종교간 화합·상생이 목표인 세계순례대회가 불교계가 빠진 채 추진되고 있다.
전북 전주·익산·김제·완주 일대 240㎞를 걷는 세계순례대회가 지난 28일 개막돼 5일까지 진행된다. 하지만 28일 열린 개막식에는 불교가 빠진 채 개신교·원불교·천주교계만 참여한 채 열렸다. 종교간 화합·상생을 도모하고 전북지역 종교자원을 관광명소화하기 위해 5억3000만원이 투입돼 올해 두번째로 열리는 행사에 불교계가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불교계의 반발은 전주시가 지난 7월 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등 6대 종교의 역사자원을 활용해 종교관광 거점도시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치명자산 성지와 전동성당(천주교), 서문교회·예수병원·신흥학교(개신교), 남고사·동고사·정혜사(불교), 원불교 교동성당(원불교), 동학혁명기념관·완산공원(천도교), 전주향교(유교) 등이 해당한다. 특히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사업비 380억원을 들여 치명자산 일대에 세계평화의전당 건립을 추진하고, 125억원을 들여 예수병원 맞은편에 근대선교역사관도 건립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불교계는 “순례대회의 근본 취지는 종교간 화합·소통인데, 순례대회가 특정 종교에 이용되고, 전주시가 사전에 불교계와 협의도 없이 임의대로 사업계획을 세웠다”며 반발했다. 특정종교성지화 반대대책위원회는 “주요 사찰인 금산사·선운사를 비롯한 대부분이 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다. 특정 종교 성지화를 철회·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석훈 전북도 관광사업과장은 “전주시 계획이 특정 종교에 치우쳤다고 보고 반대하는 것 같다. 폐막식에는 불교계가 같이 참여하도록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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