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물 재이용 관리계획’ 세워
빗물·중수 이용률 6배 늘리고
물 재생센터 4곳 시설용량 확충
자치구에 재사용량 목표 할당
빗물·중수 이용률 6배 늘리고
물 재생센터 4곳 시설용량 확충
자치구에 재사용량 목표 할당
1000만 서울시민들은 물을 하루 377만㎥, 올 한 해 13억7700만㎥가량 쓸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재이용하는 물은 고작 약 4%, 연간 5000만㎥ 수준이다. 대부분의 빗물을 그냥 흘려보내고 수돗물도 한 번 쓰고 내보낸다. 하수를 재처리해 다시 이용하는 양도 적다.
서울시는 빗물을 모으고 수돗물·하수 등을 재처리해 다시 쓰는 물 이용량을 크게 늘리겠다는 ‘서울시 물 재이용 관리계획’을 세워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물 재사용량을 2010년 3.9%(5049만㎥)에서 10년 뒤인 2020년엔 14.4%(2억882㎥)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재이용수는 조경·청소 용수, 하천 유지 용수 등으로 활용한다.
먼저 서울시내 건물 지붕에 빗물을 모으는 시설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빗물이용시설은 1997년 서초구 서초동 킴스타워를 시작으로 2010년 현재 상암 월드컵경기장 등 214곳까지 늘었다. 공동주택 108곳, 학교 54곳, 공공청사 16곳 등에 이런 시설이 설치돼 있다. 시는 지붕면적이 1000㎡ 이상인 모든 건축물에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민간 소형 건물에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할 때 설치비 90%,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빗물 이용량을 2010년 39만㎥에서 2020년 240만㎥로 6.1배가량 끌어올릴 계획이다.
시는 ‘중수’ 이용량도 대폭 늘릴 참이다. 중수란 한 번 쓰고 내버리는 수돗물을 간단히 정화해 재이용하는 것이다. 중수 이용률은 2010년 283만㎥에서 1835만㎥로 6.5배 늘리는 것이 목표다. 하루 물 사용량 400㎥ 이상인 공동주택(약 500가구 이상), 연면적 8000㎡ 이상인 건축물에 물 이용량의 10% 용량의 중수도 시설을 설치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물 재이용량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하수처리수는 2010년 4726만㎥에서 1억8806만㎥로 약 4배 늘리는 게 목표다. 중랑·탄천·서남·난지 등 물재생센터 4곳의 시설용량을 확충하고, 강서구 마곡지구에 2만㎥ 규모의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25개 자치구별로 2020년 물 재사용 목표량을 설정했다.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을 설치할 강서구가 연 3450만㎥로 가장 많고, 업무·상업시설이 몰려 있는 강남구(1800만㎥), 서초구(1300만㎥), 송파구(1100만㎥)엔 중수도 시설 설치 목표량을 상대적으로 높게 잡았다.
서울시의 물 재이용 관리계획은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법정 계획으로, 공청회를 거쳐 지난달 16일 환경부 승인을 받았다. 다른 광역시·도들도 올해 안에 물 재이용 관리계획을 세워 환경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만근 서울시 물관리정책관은 “현재 우리나라는 폴란드, 덴마크 등과 함께 물 스트레스 국가(가용 수자원 대비 물 수요량이 40%를 초과)로 분류된다. 물을 최대한 재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물 부족 상황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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