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이종찬기자 rhee@hani.co.kr
시청 앞 광장 개장 이후 잔디 관리 비용만 2억원
화려한 행사는 좋았지만…. 최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문화행사가 잇따라 열리면서 행사 뒤 잔디 관리를 놓고 서울시가 고심하고 있다.서울광장에선 지난 13일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행사에 이어 14일엔 광복절 기념음악회 리허설, 15일엔 2만여명이 운집한 광복절기념음악회가 열렸다. 서울시 녹지사업소 홍상기 양묘과장은 “특히 SICAF 행사가 열린 날 비가 오는 바람에 젖은 순과 뿌리가 꺾여 잔디가 많이 죽었다”고 설명했다. 이튿날 리허설 때도 “가까이에서 정명훈을 보겠다”며 5천여명의 시민이 몰려 잔디를 밟았다. 광복절기념음악회 때는 잔디 손상을 막기 위해 구멍이 뚫린 플라스틱 보호판을 깔고 그 위에 의자를 놓았다. 이런 노력에도 잔디가 소생하지 않아 서울시는 광장 200평에 새 잔디를 다시 깔았다. 이는 잔디가 깔려있는 2000평의 10%에 해당한다. 행사가 끝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새 잔디를 깔지 않은 부분은 흙이 거뭇거뭇 드러나 있다. 지난해 11월 민중연대가 정치집회를 서울광장에서 열면서 화분 훼손 ·잔디 불태우기 등 광장을 크게 훼손하자 서울시는 이후부터 정치집회를 불허하고 문화행사만 허락해 왔다. 올해는 70차례의 문화행사가 광장에서 열렸는데 잔디보호를 이유로 잔디 밟기를 금지한 1~3월을 빼면 사실상 이틀에 한번씩 행사가 열린 셈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 서울광장을 개장한 이후 잔디 관리 비용으로 2억원 가량을 썼다. 잔디 면적 1㎡가 2만2천원이므로 40㎡ 단위로 파는 잔디 1판의 구입 비용은 80만8천원이나 됐다. 예산낭비라는 비판이 일자 서울시는 아예 올해 봄부터 시 소유의 가양동 양묘장 1500평에 씨를 뿌려 잔디를 키우고 있다. 또한 일용직노동자 5명을 투입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물주기·죽은 잔디 솎아내기 등의 작업을 해왔다. 한 사람 일당은 4만700원이므로 매일 20만3500원이 잔디에 들어간다. 또한 휴일엔 시민 자원봉사자들이 2~3명씩 조를 짜서 음료수를 버리거나 담배를 비벼 끄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등 잔디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막도록 감시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다면 공무원들이 고생하는 것쯤은 괜찮지만 최근 시민 설문조사 결과 ‘그늘을 만들어달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상징성 때문에 잔디광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다른 형태의 광장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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