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공공승마장 7곳 모두 적자
하루 이용 수십명…인건비도 못대
도 8곳 추가건설에 의회서 반발
하루 이용 수십명…인건비도 못대
도 8곳 추가건설에 의회서 반발
2년 전 경북 구미시 옥성면에 들어선 ‘구미승마장’은 요즘 하루 평균 40~50여명이 찾는다. 이 가운데 하루 2만원씩 내고 강습을 받는 이는 10여명 남짓이고 대부분은 3000~5000원씩 내고 잠시 말을 타보는 승마체험 관광객들이다.
이 승마장은 2011년 9월 정부와 경북도, 구미시가 8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었지만 현재 직원 10여명의 인건비도 감당하기 힘든 형편이다. 김석정 구미승마장 행정팀장은 “지난해 4억원을 적자 봤는데, 올해도 이 정도 적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미승마장에서 겨우 40㎞쯤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상주 국제승마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2010년 8월 21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문을 열었지만 승마장을 찾는 이용객은 하루 70여명 남짓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마장 쪽은 “연간 전국 규모 승마대회를 13차례 치를 만큼 자리를 잡았다”고 밝혔지만 적자 규모가 만만찮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지역에서 3~4년 전부터 승마장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구미승마장과 상주 국제승마장 외에 47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은 영천 운주산 승마장, 15억원이 지원된 영천 성덕대 승마장, 10억원 지원된 봉화승마장도 있다. 칠곡과 울진의 개인 승마장 2곳에도 경북도가 각각 3억원 가까이 예산을 지원했다. 이 밖에도 경북지역에는 개인이나 단체가 운영하는 소규모 승마장이 50여곳 넘는다.
예산을 들여 지은 공공 승마장이 한결같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마당에 경북지역에 또다시 승마장 8곳이 추가로 들어설 계획이다. 경북도가 43억원을 들여 군위, 고령, 경주 등 3곳에 공공 승마장을 현재 건설 중이며 포항, 구미, 영천, 영덕 등 신설중인 민간 승마장 5곳에도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경북도의회 김원석 의원은 10일 열린 도의회 도정질의에서 “이미 운영중인 공공 승마장 7곳이 모두 적자투성이인데 또 엄청난 혈세를 들여 승마장을 짓고 있다. 돈 먹는 하마인 승마장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최웅 경북도 농수산국장은 “승마 인구가 늘어나는 데 견줘 승마장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미 운영중인 7곳과 현재 건설중인 8곳 외에는 더 이상 승마장을 짓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2011년 3월 ‘말산업 육성법’을 제정해 말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나선 뒤 전국에서 승마장이 크게 늘어나 현재 132곳이 운영중이며,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승마장까지 합치면 300여곳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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