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누리집에 권역별 전환율 공개
전세금 일부 월세 내는 세입자들
은행 이자율보다 높아 더 부담
전세금 일부 월세 내는 세입자들
은행 이자율보다 높아 더 부담
서울 강북구의 9천만원짜리 전셋집에서 6년 동안 살아온 70대 김아무개 노인은 최근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집주인한테서 “반전세(월세)로 바꾸자”는 말을 들었다. 보증금 6천만원에 월세 30만원을 내라는 것이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김씨는 매달 30만원을 내는 게 부담스럽다. 전세에서 반전세로 전환할 때 월세의 비율을 나타내는 ‘전월세 전환율’을 계산하면, 김씨의 전환율은 12%이다. 이 지역의 평균 전환율(7.8%)보다 높다.
최근 ‘전세 대란’으로 전세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가 늘어나는 가운데, 세입자들은 시중은행 전세자금 대출 이자율보다 높은 월세 부담을 떠안고 있음이 확인됐다. 서울시가 16일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 ‘서울시내 권역별 평균 전세전환율’ 자료를 보면, 서울시내 전월세 전환율은 시중은행 전세자금 대출 이자율(4~7%)보다 많게는 2배 이상 높았다. 월세 전환의 부담을 세입자가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
권역별 평균 전환율은 종로구·중구·용산구 등 도심권이 8.6%로 가장 높았고, 서남권(8.0%), 서북권(7.9%), 동북권(7.8%), 동남권(7.2%) 순서였다. 주거 유형까지 고려하면 서울 안에서도 차이는 더 벌어졌다. 도심권 단독·다가구주택은 9.4%로, 동남권 아파트(6.3%)에 비해 3.1%포인트나 높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이 편리한 도심권은 직장인들의 주거 수요가 많아 집주인이 높은 월세를 매기고 있다. 또 강남·서초·송파 등 동남권 아파트는 가격이 워낙 높게 형성돼 있어, 전환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전세 보증금이 적을수록 전환율이 높게 나타났는데, 1억원 이하 주택의 전환율은 8.4%, 3억원 초과 주택의 전환율은 6.0%다. 작은 보증금을 두고 사는 서민 가구일수록 월세 전환 때 상대적으로 높은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내 전월세 거래 가운데 월세 계약은 2011년 30%에서 2013년 35%로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이제껏 세입자들은 월세로 전환할 때 얼마가 적절한지 알기 힘들었다. 일각에선 고금리 시대에 형성된 ‘보증금 1천만원 대신 월세 10만원(1부 이자, 전월세 전환율 10%)’ 관행이 여전하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월세 전환 상한선, 연 14%’만 제시하고 있는데, 집주인 주도로 월세 수준이 결정되고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분기마다 전환율을 누리집에 공개할 계획이다. 서울시 쪽은 “세입자가 평균 전환율을 알고 있으면, 집주인과 월세 계약을 할 때 좀더 강한 발언권을 가질 수 있다. 정보 공개를 통해 특정 지역의 전환율이 너무 높지 않도록 시장 질서가 잡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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