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수소조’
남종화 대가 허련 부자가 글·그림
“조선 후기 제주인 유추할 자료”
“조선 후기 제주인 유추할 자료”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이 시문을 쓰고 그의 아들이 그린 ‘귤수소조’(사진)가 제주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제주도는 21일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귤수소조’를 제주도 유형문화재 제33호로 지정하고, ‘목장신정절목’과 ‘안민고절목’을 제주도 문화재자료 제11호와 제12호로 각각 지정했다고 밝혔다.
소치 허련의 큰아들 미산 허은이 1863년 ‘귤수’(문백민)라는 제주인을 그리고 소치가 시문을 쓴 귤수소조는 제작 배경과 제작 연대, 초상화의 주인공, 작가가 명확하고 보존 상태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로 68㎝, 세로 36㎝ 크기의 비단에 채색된 이 작품은 또 당시대 두 화가의 기량을 엿볼 수 있는 미술사적 가치가 높아 문화재로 지정됐다. 제주도는 “귤수소조는 역사적으로 제주인을 대상으로 그린 그림 가운데 가장 오래된 초상화로 조선 후기 제주인의 모습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밝혔다.
목장신정절목은 정조 18년(1794)에 제주목사 심낙수가 산마장(한라산에 설치됐던 목장) 침범 경작자들로부터 받아오던 과중한 벌금의 폐단을 고치기 위해 제정한 일종의 시행령으로 작성 이유를 밝힌 서언과 운영규칙을 기록한 세칙으로 구성돼 국영 목장과 별도로 운영되던 산마장의 실제 운영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역사 사료다. 안민고절목은 제주 정의현의 재정부족분 충당과 노역 종사자에 대한 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임시 재정기구인 안민고를 운영하기 위한 운영세칙을 기록한 자료로 1758년 작성됐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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