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생태계 복원사업 추진
소음 등 단속…10t 철새먹이 공급
소음 등 단속…10t 철새먹이 공급
대구시가 달성습지 복원사업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16년째 오지 않는 흑두루미를 다시 맞기 위해서이다.
대구시는 21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구지방환경청, 대구 달성군, 경북 고령군 등 관련 기관들이 책임구역을 정해 내년 3월 말까지 달성습지에 10t 정도의 철새먹이를 공급하기로 했다. 주변의 소음, 불빛 등 교란행위도 철저히 단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달성습지는 낙동강과 금호강, 진천천과 대명천이 만나는 대구 달서구 호림동과 달성군 화원읍 일대 2㎢에 펼쳐져 있다. 멸종위기종이면서 천연기념물 제228호인 흑두루미가1980년대까지 해마다 10월 수천마리씩 찾아와 겨울을 나고 이듬해 2월 돌아가면서 세계자연보호연맹에도 등록됐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인근에 성서산업단지와 대규모 주택단지, 도로 등이 잇따라 건설되면서 흑두루미는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1992년 500여마리에서, 95년엔 200여마리로 줄었고, 결국 97년 40여마리를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지난해부터 달성습지 복원사업을 시작했다. 달성습지 안 하중도를 정비해 모래톱을 조성하고, 청보리를 심는 등 철새 먹이터를 만들었다. 또 지역주민, 환경단체, 환경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달성습지 철새 네트워크’를 꾸려 흑두루미를 다시 맞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재혁 대구·경북 녹색연합 운영위원장은 “사람이 철새 먹이를 직접 주는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달성습지 먹이사슬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남 순천만에서는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빠른 지난 17일 올해 처음으로 흑두루미 3마리가 관찰됐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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