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의사 진료실서 숨진채 발견
자살추정…“병원운영 어렵다” 문자
의사수 타 지역보다 많아 더 어려움
“하루 70~80명 진료해야 겨우 유지
자살추정…“병원운영 어렵다” 문자
의사수 타 지역보다 많아 더 어려움
“하루 70~80명 진료해야 겨우 유지
지난 23일 0시30분 광주시 광산구 한 의원진료실에서 의사 김아무개(44)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김씨의 팔에는 링거 주사가 꽂혀 있었고 바로 옆에서 프로포폴 빈 병이 다수 발견됐다. 김씨는 앞서 이 병원 직원에게 ‘그동안 고마웠다. 병원 운영이 많이 어렵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5년 전께 개업한 김씨는 환자가 줄어 수개월째 월급을 지급하지 못했고 임대료를 내기가 버거울 정도로 경영난에 시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채무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가족 등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동네 의원 의사들 중 상당수가 경영난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24일 광주시가 집계한 병의원 현황을 보면, 광주시내 병의원 수는 2011년 695곳, 2012년 723곳, 2013년 816곳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신규로 개업한 의원과 병원이 2011년 65곳, 2012년 56곳, 2013년 55곳이었다. 폐업한 의원은 2011년 71곳, 2012년 53곳, 2013년 36곳 등이었다. 그나마 폐업률이 2011년 10%, 2012년 6.9%, 2013년 4.4%로 줄고 있는 것은 신규 개업이 점차 줄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제는 광주의 동네 의원이 인구에 비해 과도하게 많다는 점이다. 의사 1명당 국민 수를 보면, 광주(의사 2020명)는 138명이지만, 대전(의사 2315명)은 154명이다. 서울의 의사(3만68명) 1명당 국민수가 300명 수준임을 고려하면, 의사 수가 과도하게 많은 셈이다. 시 보건건강국 관계자는 “2000년 초께만 해도 의사가 직업적인 권위도 있었고 수입도 좋았다. 하지만 50대 후반 이후 세대 의사들은 돈벌이도 안 되고 사회적 지위도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병원이 곳곳에 생기고 3차 의료기관으로 환자가 몰리면서 동네 의원들은 경영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광주의 한 의원 의사는 “월급 의사로 일하다가 2억~3억원을 모은 뒤 3억~4억원을 보태 총 7억~8억원을 투자해 개업한다. 하루 70~80명의 환자를 진료해야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사도 “동네 의원에서 하루 40명 이하로 환자를 진료할 경우 수입이 제로가 될 수 있다. 의사라는 체면 때문에 남한테 말도 못하고 혼자 속으로 끙끙 앓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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