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삼 충북지방경찰청장이 28일 오전 박종천 청주상당경찰서장을 비롯한 충북경찰청 소속 경찰서장, 과장·담당관 등 간부들과 자정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 제공
지휘부 자정 결의대회
“도민께 머리숙여 사과”
공휴일에도 티타임
매일 음주확인 하기로
“도민께 머리숙여 사과”
공휴일에도 티타임
매일 음주확인 하기로
홍성삼 충북지방경찰청장이 총경급 간부들의 잇단 성추문과 관련해 고개를 숙이고 ‘무기한 금주령’을 내렸다.
홍 청장은 28일 오전 충북지방경찰청에서 지휘부 자정 결의대회를 열고 “이번 사건에 대해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 국정감사, 경찰의 날에도 사과를 했는데 다시 이런 사건이 나 지휘부가 진짜 참회를 해야겠다. 도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홍 청장은 “대다수 직원은 열심히 따라오는데 총경급에서 사고를 일으켜 물거품이 됐다. 두 사건 모두 술과 무관하지 않아 금주를 해야 한다. 반성하고 자성하고 기본으로 돌아가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는 박종천 청주상당경찰서장을 비롯한 충북경찰청 소속 서장, 과장·담당관 등 총경급 21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공무원 행동강령 준수 △절주운동 생활화 △공사 생활 모범과 공직자 본분 준수 △부정과 타협하지 않는 선공후사 지휘관 등을 결의했다.
이와 함께 홍 청장은 무기한 금주령을 내리고 간부들의 움직임을 손수 챙기기로 했다. 경찰서장, 지방청 과장·담당관 등은 앞으로 술을 마시지 말고 회식이나 개인 모임 등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또 청장은 날마다 오후 5시30분에 지방청 과장·담당관 등과 저녁회의를 하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전 9시에 서장(화상회의)과 지방청 과장·담당관 등이 간담회(티타임)를 하기로 했다. 아침저녁으로 음주 여부를 직접 확인하겠다는 얘기다.
28일부터 다음달 1일에는 성희롱 예방 전문강사를 초청해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도 하기로 했다.
경찰의 자정 결의대회에도 잇단 성추문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한 여성은 경찰서장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충북경찰청은 다음날 해당 서장을 직위해제하고 대기발령했다. 이 여성은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이 서장을 옹호하는 듯한 편파수사를 하고 있다. 계속되면 경찰 수사에 응하지 않고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문제의 서장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도 공개했다. 공개한 메시지에는 ‘차 안에서 나를 성폭행하고~,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보내자 해당 서장은 ‘마음 상한 거 이해한다. 나 이번 승진 대상이다. 사정 좀 봐주고 살려 주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 서장 쪽 변호인은 “경찰청에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한 상태여서 지금 확인할 순 없지만 아마도 이 여인의 지속적인 협박과 괴롭힘에 대한 내용이었을 것이다. 성폭행을 인정하는 게 아니라 그만 괴롭히라는 뜻이었다. 이 여성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충북경찰청의 또다른 총경은 25일 밤 전역 인사를 온 한 의경과 술을 마시고 관사에서 잠을 자다 이 의경을 성추행한 의혹을 사고 있다. 충북경찰청은 성추행 사실을 일부 확인하고 해당 총경 또한 대기발령했다. 경찰청은 두 총경의 성추문 의혹에 대해 진상 규명을 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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