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봉화∼청송 13개 구간 200㎞
서울 잇는 열차, 내달 중순까지 운행
서울 잇는 열차, 내달 중순까지 운행
울긋불긋 단풍이 한껏 물든 산허리를 돌아서면 끊어질 듯한 길이 다시 이어진다. 마을길과 산길을 이어놨다. 혼자서 쉬엄쉬엄 걸어도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마을 어귀, 숲길, 생각지도 않은 돌 틈 사이, 나뭇가지들이 길을 안내해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지로 손꼽히는 강원도 영월군과 경북 봉화·영양·청송군이 힘을 합쳐 ‘외씨버선길’을 만들었다. 첫 관문인 청송 주왕산길에서 영월 관풍헌까지 200㎞에 이르는 길이다. 길 이름은 영양 출신 시인 조지훈(1920~1968)의 시 <승무>에 나오는 시구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에서 따왔다. 청송 주왕산에서 영월 관풍헌에 이르는 전체 구간이 버선의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외씨버선길은 전체 13구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걷기 편하도록 10~20㎞씩 구간을 나눠놨다. 김주영 객주길, 조지훈 문학길, 보부상길, 김삿갓길, 치유의 길 등이 눈에 띈다. 외씨버선길은 지난해 3월, 두번째 길인 청송의 ‘슬로시티길’(운봉관~청송한지 체험관 11.5㎞)이 처음으로 열린 이후 연말까지 전체 구간이 개통됐다. 경북북부연구원과 영월·봉화·영양·청송군 등 4개 기초단체가 힘을 합치고 지역주민들이 참여해 보부상이 다니던 옛길을 되살려내고 마을길과 산길을 이어놨다.
권영직 경북북부연구원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지이며,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곳으로, 경치가 너무 아름다운 길이다. 전국에서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4월에 이미 70만여명이 다녀갔으며, 이달 말까지 100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과 외씨버선길을 오가는 단풍열차가 지난 12일부터 운행되고 있다. 이미 3차례에 걸쳐 1500여명이 이 열차를 타고 다녀갔으며, 앞으로 11월 중순까지 6차례 더 열차를 운행한다. (054)683-0031.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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