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진안·장수 농어촌버스 멈춰
노조, 거리 단축·3대 증차 요구
사측 “행정기관과 최선책 논의”
노조, 거리 단축·3대 증차 요구
사측 “행정기관과 최선책 논의”
전북 무주~진안~장수를 운행하는 농어촌버스 무진장여객 기사들이 근무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4일부터 버스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전북 진안의 무진장여객 노조는 “운전기사 1명당 하루 운행거리를 30㎞씩 줄여주거나, 차량 3대를 증차해달라”며 이날 아침 6시부터 버스운행을 거부했다. 전북 동부권 산악지방을 운행하는 이 회사의 기사들은 하루 평균 412㎞를 운행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먼 거리를 달린다. 1명당 하루 평균 운행거리가 전북 6개 시 지역은 350~380㎞이고, 8개 군 지역은 370~390㎞이다. 무진장여객은 38대의 버스가 마을 구석구석까지 합해 989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노조원은 53명으로 모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이다.
노조는 “1년 전부터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회사 쪽에 여러 차례 증차 요구 등을 해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운행 거부에 들어갔다.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임 지부장 정영복씨는 “새벽 5시30분에 출근해 저녁 8시30분까지 일을 하지만 밥 먹을 시간이 없을 정도여서 기사 대부분이 위궤양에 걸릴 정도”라며 “운행거리가 길어 제시간에 대려면 시속 90~100㎞로 달려야 해 사고 위험성도 높다. 월급을 올려 달라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사항을 해결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쪽은 “지난해 4억여원의 적자가 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자체 해결 능력이 없는 형편이다. 차량 증가와 코스 변경 등은 행정기관과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달 말까지 승객수와 운행거리 등을 측정하는 교통량조사를 거쳐 군과 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진장여객은 지난해 무주·진안·장수군으로부터 벽지노선 손실보상금 등 모두 30억원을 보조받았다.
무주·진안·장수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관광버스 19대(진안 7, 무주 6, 장수 6)를 긴급 투입했지만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무진장여객을 이용하는 승객은 하루 평균 2800여명에 이른다. 박아무개(29·진안군 부귀면)씨는 “직장이 있는 읍까지 가려면 아침 일찍 버스를 타야 하는데, 버스가 오지 않아 출근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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